[블록체人 고수열전](하)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블록체人 고수열전](하)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ICO는 블록체인 산업의 씨드(씨앗)"
  • 우선미 기자
  • 승인 2018.07.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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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하)편에서는 이원부 동국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께 블록체인 핫이슈에 대한 진단 및 해결 방안을 들어본다. 정부의 ICO 금지 정책과 해외에서의 높은 호응도, 블록체인 컨트롤 타워의 부재, 전문가 양성 시스템에 대한 이 교수의 처방은 무엇일까.    

 
Q. 정부는 코인 열풍을 경계해 ICO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코인의 이런 점들이 부각되면서 코인 열풍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거품이랄까, 여풍이 꺼져버렸습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상통화 공개(ICO)를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코인을 발행한 후 코인 가격 상승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코인을 사게 되면 그렇게 모은 돈으로 우리가 새로운 블록체인 산업을 일으키게 됩니다. 한마디로 씨드(Seed)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가상통화 없이는 블록체인이 지향하는 블록체인 산업이 활성화되기 어렵습니다.
 
 
비합리적인 심사대출 규정을 거치지 않고 돈을 모을 수 있는 ICO라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을 근원적으로 막아놨다는 것은 아예 블록체인 싹을 잘라버렸다는 것이죠. 가상통화 과열을 진정시키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선량한 블록체인 창업 기술을 가진 창업가들의 의지마저 꺾어 놨습니다.
 
 
Q. 정부가 ICO를 어떤 시각으로 봐야할까요?
 
 
A. 방법론의 문제입니다. 인생만사가 그렇듯 좋은 사람이 100명 있다면 나쁜 사람도 10명 있잖아요. 이 10명을 보고 그 집단을 평가할 것인가. 100명을 보고 10명에 대해서는 보완적 조치를 취해서 10명이 나쁜 짓을 못하도록 사후 감독체제를 갖추도록 하느냐. 이런 방법론의 채택이 관건입니다.
 
 
지금 정부에서 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되는 10명 때문에 나머지 90명의 선한 창업전사의 기를 죽이고 그들의 자금줄을 끊어서 블록체인이 일어날 수 있는 생태계를 완전히 망가뜨려 놓는 것입니다. 극단적이죠. 블록체인과 가상통화는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관계지만,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이냐,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이냐는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Q. 외국에서 ICO를 진행하는 국내 업체가 많은데요.
 
 
A. 현재 우리나라에서 ICO가 금지돼 있으니까 많은 좋은 아이디어들이 외국에서 ICO라는 꽃을 피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에서 이런 ICO를 했을 때 물론 좋습니다. 자본이 조성 되니까요. 하지만 많은 우리 돈이 외국으로 나가고 (그렇게 만들어진 코인을) 우리나라 사람이 다시 구입하는 구조를 갖게 됩니다.
 
 
또 외국에서 ICO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공해 줄 때 공짜로 해주겠습니까. ICO에 대한 세금을 지불하는 등 여러가지 조건을 붙입니다. 예를 들어 홍콩이나 싱가포르, 스위스에서는 ICO로 조성되는 자금에 대해 세금을 내야하고, 연관된 산업이 일어나면 자국민들을 고용하라는 의무조항도 넣습니다. 결국 상당한 금액을 외국에서 ICO로 조성하더라도 그 중 상당수가 외국 정부나 외국 기관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굉장히 비효율적입니다.
 
 
Q. 왜 정부는 ICO를 금지하는 것일까요.
 
 
A. 블록체인 및 코인 전문가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 과연 ICO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고위 정책자가 몇 명이나 될지 저는 극히 의문입니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보좌관들과 많이 이야기를 해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블록체인이 정부와 국회에 소개된 지 2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초보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큰 정책을 펴고 있고, 너무 바쁘기도 합니다.
 
 
Q. 따로 블록체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A. 지금 우리에게는 블록체인 컨트롤 타워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금융위원회만 보더라도 전자여신국이라든지 금융서비스국 등 여러 국들이 있는데 이 부서 간에도 지향하는 목표가 달라요. 금융위 내에서도 같은 현안에 대해서 목소리가 서로 다른 셈이죠.
 
 
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우리나라 금융 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주요 기관으로 볼 때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와 의견이 다르고 정부부처에서는 법무무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상당히 블록체인과 관련이 있지만 목표가 다릅니다.
 
 
간혹 이들 부처가 목소리를 내더라도 다른 부서 및 부처에서 강력하게 브레이크를 걸면 책임 추궁을 당할까봐 조심스러워 합니다. 부총리를 배출하는 기획재정부가 있는데 기재부도 뒷짐을 지고 있고,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에서도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죠.
 
 
핀테크도 그렇고 4차 산업도 그렇고 블록체인도 그렇고 아주 급격하게 세계가 돌아가면서 살기 위한 국제 경쟁이 치열한데 우리나라만 서로 분산돼서 이게 니 일이냐 내 일이냐 티격태격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분쟁이 일어나면 자체적으로 해결해'라며 정부 부처가 발을 빼면 손바꿈이 많이 일어나는 업무에서 누가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협업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책임 전가 문제가 나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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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부가 컨트롤 타워를 세우고 전문가를 양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지원책을 최우선적으로 내놓아야 할까요?
 
 
A. 1930년 미국의 경제가 대공황으로 수렁에 빠졌을 때 뉴딜 정책 덕분에 다시 살아났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마중물 경제 발전 전략. 이런 정책을 대규모로 실시한다면 자극을 받은 민간 산업계가 블록체인 산업에 적극적으로 달려들 것입니다.
 
 
이때 블록체인을 실질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는 프로그래머, 엔지니어가 필요한데 우리 인재들에게 자질은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업계로 들어올까 말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아직까지 블록체인의 역사가 짧기 때문입니다.
 
 
'내가 저 분야의 선구자가 됨으로써 선구자의 이익을 받을 수 있을까' 불안해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부가 먼저 강력하게 의지를 천명하고 대규모 블록체인 뉴딜사업을 시작한다면 많은 인력들이 이쪽 분야에 넘어옴으로써 자연스럽게 전문가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정부의 지원책이 없는 상황에서 동국대를 필두로 서강대, 고려대 등이 블록체인 정규 석사과정을 신설했는데요. 개발자 구인난, 조금이라도 해결될까요.
 
 
A. 과연 대학 교육을 비롯한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 블록체인을 비롯한 4차 산업 전문가를 양산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가. 'NO'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5년 전부터 관심을 두고 블록체인 및 핀테크 교육을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교육생 수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2025년까지 4차 산업 전문가, 융합산업 전문가, 블록체인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 빅테이터 전문가, 크라우드 컴퓨팅 전문가, 이런 고급 인력이 3만명 정도 필요합니다. 근데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제가 보기에 (전문가가) 현재 백명 정도 될까요.
 
 
더군다나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 인력은 융합 지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블록체인만 알고 있는 사람은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인공지능도 알아야 하고, 핀테크도 알아야 하고, 블록체인도 알아야 하고, 크라우딩 컴퓨팅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종합적인 전문가를 양성해 낼 수 있는 전문가가 전무합니다.
 
 
Q. 현재 대학 교육 시스템을 진단해 보면요.
 
 
A. 교육기관에서 배출되는 인력도 석사급에서 4~5개 과목을 가지고 석사학위를 줍니다. 교양과목 빼고 4~5과목 들었다고, 많게는 8과목 들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석사 학위가 24학점이 평균이니까 한 과목당 3학점이라고 하면 8과목입니다. 8과목 듣고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산업사회에서 쓸 수 있는 인재가 되느냐. 안 된다는 거죠.
 
 
저는 앞으로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규모인, 기업화 된, 집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한 프로그램당 500명 정도, 일년에 1000명을 뽑아낼 수 있는 대규모 프로그램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규모 교육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민관 합작으로 또는 관이나 외국의 투자를 받는방법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과 4차산업 전문가 부족 문제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죠.
 
 
이와 함께 심화된 교육을 어떻게 이뤄낼지에 대해서도 고민 중입니다. 그런대로 석사과정은 서울 시내에 몇 개 대학에서 석사과정까지 만들어내고 있는데 석사과정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적어도 박사급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Q. 동국대에서는 박사급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요?
 
 
A. 제가 재직 중인 동국대에서는 핀테크 블록체인 학과를 신설해서 4차 산업의 기반 학문이 되는인공지능, 빅테이터, 핀테크, 크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을 두루두루 교육시키면서 전문가로 양성해 내는 석박사 통합과정을 만들었습니다.
 
 
국내 최초는 물론 세계에서도 초창기에 있는 박사 프로그램을 금년 9월 1일 시작합니다. 몇 개월 안 남았죠. 2개월 후면 신입생을 뽑고 출범합니다. 동국대학교는 이 박사과정을 적어도 향후 2~3년 내로 100명 이상의 전문가를 배출할 목적으로 개설했습니다.
 
 
결론으로 돌아오면 교육을 통해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그 전에 정책 기반자들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깊은 지식을 가져야 하는데 택도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저는 대규모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정부의 지원이 됐든 민간의 투자를 받든 준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께서 곧 퇴임을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혹시 퇴임 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A. 제가 이번 8월 31일자로 정년 퇴임합니다. 근데 요즘에는 65살이라고 해도 청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의 재능과 남은 여생 노력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에 매진하려고 합니다.
 
 
동국대에서 지원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정년이 되더라도 제가 하고 있는 핀테크 블록체인(AMP) 최고 고위자 과정을 계속할 것입니다. 또 최근 기관에서 맞춤형 핀테크 및 블록체인 교육을 해달라는 수요가 많아서 강의도 하려고 합니다.
 
 
기회가 닿으면 국가와 공공기관과 합작을 해서 대규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ABCD라고 하죠. A는 인공지능(artifitial intelligence), B는 빅테이터 앤드 블록체인(big data and blockchain), C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D는 분산체계(distributed system)라고 하죠. 이 외 데이터 보안, MS, 모빌리티, 시큐리티. 이런 기술을 골고루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박사과정은 심층적인 지식도 갖춰야 하기에, 자기가 속해 있는 분야에 ABCD 지식을 융합한 T자형 인재를 배출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원부 교수에게 블록체인이란?'
 
 
A. "모르면 손해다." 4차 산업 혁명을 살아가는데, 4차 산업 혁명을 이루는데 가장 필요한 지식입니다. 한약재로 따지면 모든 약재 처방에 들어갈 때 들어가는 공통 약재가 바로 감초입니다. 블록체인이란 4차 산업 혁명을 달성하는데 감초 역할을 합니다. 꼭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 이원부 교수는
 

이원부 교수는 연세대 상경대학교, 미국 보스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경영정보학과 교수로 30년을 재직했고, 동국대학교에서 국제교류처장, 국제정보대학원 부원장, 경영정보학과장, 경영대학장 및 경영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국내 최초로 동국대학교 핀테크 블록체인 최고위자 과정을 개설했고, 미국 볼티모어대학교, 메릴랜드대학교 등에서 5년간 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외부에서는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LG EDS 등 다수 기업의 SI 경영자문을 맡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정보원 표창, 대한민국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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