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코인여지도]①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안씨 막걸리'
[신(新)코인여지도]①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안씨 막걸리'
코인덕 가맹점… 이더리움으로 결제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8.06.29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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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10년 5월 22일, 미국에서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사 먹는 사건이 일어났다. 달러나 신용카드가 아닌 비트코인이라니…. 당시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위상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일이다. 하지만 2018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700만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전세계 거래소에서 기축통화처럼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한 상점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 <데일리 토큰>은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발자취를 ‘신(新)코인여지도’에 남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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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데일리 토큰이 방문한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 맨 끝자락에 위치한 안씨 막걸리.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든다. [사진=데일리토큰]

 

본격적인 장마에 접어들기 전 태양이 마지막으로 안간힘을 다해 열기를 짜내던 25일, 나는 서울 용산구의 경리단길 언덕을 올랐다. 남산을 향해 길 끝자락까지 올라가자 '안씨 막걸리' 간판이 보인다. 회색 바탕에 하얀색 글씨를 넣어,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칠 것만 같은 외관이다.

 

화려한 치장 말고, 남다른 포스가 발걸음을 잡는다. 그러면 그렇지. '미쉐린 가이드 2018'에서 소개한 맛집이란다. 입구에 들어서니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자리를 잡자, 주인장은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고 소개한다. '막걸리집과 암호화폐라니!' 신선한 조합이다. 계산대 위에 '암호화폐 결제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손바닥 크기의 판넬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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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찜을 튀긴 '소튀김'. 무려 한 조각에 7000원이지만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사진=데일리토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메뉴인 '소 튀김'과 '떠먹는 막걸리'를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미리 요청했다.

 

갈비찜을 바삭하게 튀긴 소튀김과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떠먹는 막걸리를 주문했다. 잠깐의 요기도 잠시,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급해졌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재미를 놓칠 수야 없지. 이더리움으로 계산해 보기로 했다.

 

주인장은 그간 안씨 막걸리에서 이더리움 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중년 남성 고객 딱 한 명이었다고 설명했다. 결제하는 기자도, 주인장도 낯선 상황이다. 

 

주인장의 친절한 설명에 따르면 안씨 막걸리는 코인덕 가맹점이다. 코인덕은 체인파트너스가 구축한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으로, 고객이 가맹점 코인덕 전자지갑에 암호화폐를 전송하면 코인덕은 이 사실을 가맹점에 문자로 안내한다. 그리고 약 하루 뒤 이 암호화폐를 원화로 교환, 가맹점에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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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더스캔에 당시 결제 내역을 담은 트랜잭션 정보가 나와 있다. [출처=데일리토큰]

 

내가 스마트폰으로 안씨 막걸리 고유의 코인덕 URL주소를 입력하자 매장명과 결제 금액을 입력하는 칸이 나왔다. 1만6000원을 입력하자 곧바로 0.031403 ETH로 변환된 가격과 송금해야 할 전자지갑 주소가 등장했다. 초 단위로 바뀌는 암호화폐 시세에 맞춰 계산기를 두들기지 않아도 돼 편리했다. 

 

개인 마이이더월렛(MEW)을 켜 코인덕이 알려준 전자 지갑 주소와 이더리움 수량을 입력, 전송했다. 트랜잭션 생성 수수료로 0.000861 ETH(0.38달러)를 내야 했다. 트랜잭션 생성 버튼을 누르고 나서 결제 완료 확인 문자를 받기까진 총 2분 18초 09가 걸렸다. 

 

속도 면에서 ‘카드로 결제했다면 채 30초가 걸리지 않았겠지’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지갑을 꺼내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모든 결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카드, 현금 결제와 달리 이더리움 결제 시에는 고객이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속도 쓰렸다. 수수료 0.000861 ETH는 한화 약 430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안씨 막걸리 측에 문의한 결과 월 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암호화폐를 원화로 바꿔 받는 과정에서 가맹점도 일정액 수수료를 내야 한다. 고객도, 상점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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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 막걸리 계산대 한켠에는 이더리움 결제가 가능함을 알리는 판넬이 세워져 있다. [출처=데일리토큰]

 

암호화폐 붐이 일고 있지만, 실제로는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은 찾기 어렵다. 왜 안씨막걸리는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을까. 이원석 안씨막걸리 요리사(27)는 “막걸리를 팔고 있지만 퓨전을 곁들인 ‘젊은 느낌의 막걸리집’”이라며 “막걸리집이 마냥 올드하다는 편견을 깨고자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요리사는 이어 “지난 1월부터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했던 고객은 딱 한 명”이라며 “암호화폐 결제가 상용화돼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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