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NERA, 환경보호에 인센티브를 더하다
[블록체인] NERA, 환경보호에 인센티브를 더하다
  • 조승현 기자
  • 승인 2018.02.0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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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RA 블록체인과 NERA 토큰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탄소 배출량 감소나 신재생 에너지 활용에 대한 기여도를 정량화해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그에 상응하는 양의 NERA 토큰으로 기여자를 포상한다. NERA 생태계가 완성된다면 NERA 토큰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환경보호의 지표가 될 것이다.

 

기존의 문제점

 

기후 변화에 대한 국가적 대책으로 파리기후협정이 맺어졌다. 하지만 재정상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고, 협정이 강제성보다는 참여 국가의 자발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이행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온실가스 최대 배출 국가인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협약에서 탈퇴하면서 파리기후협약은 유명무실해졌다.

 

전체 기업들 중 60% 넘는 기업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제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개인 소비자들이 탄소세가 더해진 가격의 제품을 사고, 기업은 그 돈으로 탄소세를 충당하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해 만들어진 대부분의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다. 기후변화 해결에 참여하는 개인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 현실이다.

 

기후 문제가 심각해지자 시장원리를 활용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기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개인은 참여가 불가능하다. 전문 컨설턴트가 필요하며 1억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고, 최소 8개월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개인 참여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기업 중심의 탄소 거래 시장은 실패에 가깝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거래시장인 EU-ETS(EU Emission Trading System)와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에서는 탄소배출권의 공급이 과잉되며 탄소배출 비용이 무시할만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NERA의 해결책

 

NERA는 개인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즉 환경보호에 대한 인센티브를 준다. 시장원리는 해결에 실패한 환경 문제를 블록체인으로 풀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서 ERU(Emission Reduction Units) 토큰과 NERA 토큰이 도입된다.

 

ERU 토큰은 환경보호에 대한 기여를 수치화해두는 토큰이다. 채굴 또는 거래를 통해서는 획득할 수 없으며, 오직 환경보호 행위를 했을 때만 주어진다. NERA 토큰은 거래소에 상장되고 거래되는 암호화폐이다. NERA 생태계 내에서 구매력을 가진 화폐로 사용된다.

 

두 토큰의 관계를 보자면, ERU 토큰은 NERA 토큰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NERA 토큰으로 ERU 토큰을 살 수는 없다. 바로 이 점이 NERA가 제시하는 해결책의 핵심이다. ICO 후에 NERA 토큰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거래소를 통한 매매나 ERU의 전환밖에 없다. NERA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ERU의 생산이 많아지게 된다. 이는 곧 환경보호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NERA 생태계의 유지를 위해서는 NERA 토큰의 가격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NERA는 시중 토큰을 최소화하는 ‘Buy-back’ 전략을 취한다. 환경 기금 또는 NERA가 투자한 프로젝트의 수익을 활용해 시장에 풀린 NERA 토큰을 사들이고, 그럼 공급이 줄어들게 되어 NERA 토큰의 가격이 올라간다. 이런 메커니즘만 유지된다면 ERU 토큰의 생산, 즉 환경보호 활동이 충분한 매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인센티브로 주어지는 ERU 토큰을 NERA 토큰으로 전환하고, NERA 플랫폼에서 NERA 토큰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관계 당국도 이 생태계 내로 편입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구성원들의 환경보호 활동이 NERA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성과에 따라 ERU 토큰이라는 보상이 주어지며, NERA 토큰이 화폐로서 기능하면서  NERA가 전 세계적 환경 지표의 표준이 될 수 있다.

 

NERA의 특징

 

NERA에는 ‘밀레니얼 세대’라는 확실한 타겟층이 존재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SNS를 통한 자기 표현을 좋아하고, 진보적 정치 성향을 띠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과반수가 환경운동과 사회적 가치, 환경친화적 제품, 커뮤니티 소속감을 중요시한다. 이제 베이비붐 세대보다 더 많은 수의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NERA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NERA는 기술적으로 ‘환경보호 활동 정량화’를 실현한다. NERA 체인의 블록에는 환경보호 활동 내역이 일어난 장소의 좌표 또는 코드가 포함된다. 이러한 활동은 입증 권한 주체(Verifying Authority)의 확인을 받은 뒤 블록에 기록된다. 태양전지판 설치와 같은 직접적 데이터 피드에 대해서는 ISO-140642를 준수하는 단체가, 머그컵 사용과 같은 소셜 피드에 대해서는 영수증을 발행한 카페가 입증 권한 주체가 된다. 입증 권한 주체는 NERA 사용자의 활동을 확인하여 잘못된 ERU 토큰 수여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한다. 수여되는 ERU 토큰의 양은 가중치를 포함한 NERA 알고리즘에 따라 정해진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른 ERU토큰의 기본 가격에 홍보 활동과 영향력, 발생 여부 등의 가중치가 고려되어 수여량이 결정된다. 이전 환경 단체나 기관에서 하지 못했던 환경보호 활동의 입증부터 보상까지, NERA는 모두 정량적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비판적 접근

 

NERA는 전 인류의 공익을 위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다음 세대가 살아갈 미래까지 고려해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개인에게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기후변화 방지에 참여하도록 하고, 나아가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실효성을 거두면서 그 목적을 이루어야 NERA의 가치가 인정될 텐데, 지금까지의 계획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우선, 과연 NERA의 인센티브가 충분할지 의문이 든다. 동기 또는 유인이 없어 환경보호 활동에 무관심했던 개인들을 금전적 포상으로써 참여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NERA의 기본 아이디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새로운 참여자를 만들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전적 보상을 받기 위해 다양한 제품 중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감을 제외하곤 딱히 설치할 이유가 없는 태양전지판을 ERU 토큰을 얻기 위해 설치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신규 참여자가 환경보호 활동을 하며 보상받는 플랫폼을 지향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환경 운동가들만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NERA의 입증 시스템은 탈중앙화를 이루어내지 못했다. NERA는 기존의 환경보호 시스템이 중앙집권적 소수에 의해 운영되어 투명성이나 책임감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정작 NERA의 입증 시스템에서도 ‘입증 권한 주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정보의 투명성 내지 공정성은 실현할 수 있지만 입증 과정의 탈중앙화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NERA와 파트너를 맺어 ‘입증 권한 주체’가 되는 환경 단체 또는 기관이 늘 올바르게 작동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NERA는 소위 ‘그들만의 리그’로 그칠지도 모른다. 요컨대, ‘일상으로 보상을 가져오는 플랫폼’이 아니라 ‘보상을 위해 일상을 바꿔야하는 플랫폼’인 것이다. 단순히 윤리적 허영심에 기댄 서비스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NERA가 이러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고 실효성을 확보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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