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
베일 벗은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
금융 서비스 접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블록체인 및 코인 표방
스위스에 비영리 재단 설립…탈중앙화로 운영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9.06.19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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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페이스북의 블록체인·가상통화 프로젝트 '리브라(Libra)'의 백서가 공개됐다. 그간 업계가 추측한 대로 스테이블 코인 형식을 띄고 있으며 전 세계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송금, 결제용 가상통화를 표방하고 있다.

◆ 스테이블 코인으로 장벽 없는 국제 금융 통로…페이스북이 원하는 것은 '금융 기관?'

18일(현지시간) 리브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에 따르면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통화이며 법정화폐 등 실물 자산과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금융 장벽이 없는 국제 송금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의 일부다.  

리브라는 가치 유지 수단으로 '리브라 리저브(Reserve)'를 운영한다. 리브라 리저브는 가상통화와 가치를 연동하는 담보 자산들을 보관 및 운용한다.

먼저 누군가 법정화폐로 리브라를 구입하면 리브라는 이 법정화폐를 은행 계좌에 예치하거나 국채 등 저위험 자산에 투자한다.

이자 또는 수익이 발생하면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위해 비영리 단체 또는 개발자 협회 등에 자금을 지원한다.

또 리브라 코인과는 별도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인베스트먼트 토큰(Investment Token)'을 발행해 초기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리브라 측은 "리브라 가치는 실물 자산과 연동돼 있다"며 "다만 다른 통화처럼 리브라 역시 가치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1달러=1리브라'처럼 법정통화와의 비율을 고정시켜 놓은 것이 아니며 담보로 있는 실물 자산의 가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스위스에 독립 기관 설립…노드 구성 기업은 '100개' 목표…페이스북도 노드로 참여

리브라는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노드 기업들로 구성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Libra Association)'을 스위스에 설립한다. 우선 정해진 노드들의 운영으로 구축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시작한다.

결제, 통신, 블록체인, 벤처캐피털, 비영리기관, 기술 및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한다. 마스터카드, 비자, 우버, 이베이 등이 대표적이다.

리브라 파트너사. [출처=리브라 홈페이지]

2020년 상반기 리브라 정식 출시 전까지 100개 이상의 기업 멤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페이스북은 올 한 해 동안 리더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리브라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전자지갑 '칼리브라(Calibra)' 개발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리브라 운영이 시작되면 페이스북 역시 일반 멤버 기업의 위치에서 노드 중 하나로 활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종 목표는 출범 5년 내 블록체인을 프라이빗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리브라 측은 "재단의 목표는 탈중앙화를 점점 강화해 나가는 것"이라며 "창립 멤버에 대한 의존도와 영향력을 점점 줄여 나가고 리브라 리저브(예치금) 관리를 위한 재단의 역할도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브라는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으로는 '비잔티움 장애 허용(BFT)' 방식을 채택했다. 무브(Move)라는 새로운 스마트 컨트랙트 프로그래밍 언어도 개발했다.

◆ 아직 갈 길 먼 리브라…유럽·미국 정부 페이스북 코인 출시 '경계'

송인규 고려대 겸임교수 "페이스북, 코인 발행해서 '거래' 잡겠다는 것"

전상권 아주대 겸임교수 "개인정보 활용 방법 우려 지울 수 없어" 의구심도

리브라 백서가 발표되자 각국 정부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리브라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 사실상 거대한 은행과도 같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브루노 르메어(Bruno Le Maire) 프랑스 재무장관은 "리브라가 법정 화폐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며 "리브라가 법정화폐를 대체할 수도 없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르쿠스 페버(Markus Ferber) 유럽 연합(EU) 독일 의원은 "2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비은행 금융중계자(Shadow Bank)가 될 수 있다"며 "규제 당국은 이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도 리브라에 우려를 표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소위원회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페이스북은 수십억 명의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 및 사용을 주의하지 않고 있다"며 "페이스북은 확인되지 않은 확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일상에 도달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로드 브라운(Sherrod Brown)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의원은 "페이스북이 관리 감독 없이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가상통화를 운영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면서 이익보다는 거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인규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데일리토큰>에 "페이스북은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해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게 아니라 거래를 잡겠다는 것"이라며 "최근 코인 발행을 발표한 JP모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 모집 수단 이라기 보다는 '우리 플랫폼에 코인이 있으니까 송금 또는 거래할 때 여기 와서 사용해'라는 의미의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가상통화 업계 영향력을 키울 순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상권 아주대학교 지식정보공학과 겸임교수는 <데일리토큰>에 "IT 공룡인 페이스북이 암호화폐(가상통화)를 채택한 것 자체가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페이스북 자체가 처음부터 도덕적인 방식으로 성장해 온 것이 아니고 지금도 미국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며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를 확실히 할 수 있을지 또 기존 페이스북을 운영하던 것처럼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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