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블록체인·VR 게임에 드리운 WHO '질병 코드'의 그림자
[포커스] 블록체인·VR 게임에 드리운 WHO '질병 코드'의 그림자
WHO의 "게임 중독=질병" 권고에 문체부 "과학적 근거 없는 결정" VS 복지부 "민간협의체 구성"
심재연 한국게임학회 이사 "MMORPG가 문제라면서 LOL 언급…게임 이해도 매우 낮아"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9.06.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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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도록 권고하면서 그 파장이 게임업계는 물론 블록체인 기업들에게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정부 부처들의 의견 또한 엇갈리면서 업계가 혼란에 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게임 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은 WHO 회원국으로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그 권고를 따라야 한다. 보건복지부를 필두로 한 보건 당국이 민관협의체 구성을 서두르며 게임 중독 질병 지정을 둘러싼 사회 문제 논의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복지부는 현재 내달 중 민관협의체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게임산업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생각은 정반대다. WHO의 게임중독 질병 규정에 반대하는게 기본 입장이다.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진 결정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WHO의 결정이 게임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업계에선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결여된 상태에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9% 성장한 14조 5349억원이다. 하지만 2017년 20.6%의 성장률을 보였던 게임 산업은 이후 성장폭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2018년 6.5%에 이어 내년 2.4%로 전망되고 있다. 성장률이 낮아지니 게임 기업들의 실적 역시 부진에 빠진 상태다. NC소프트의 경우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1%가 줄어든 795억원 이었다.

이에 최근 게임 기업들은 4차산업군에 포함된 VR-AR(가상-증강현실) 컨텐츠 개발에 나선 상태였다. 이는 국내 기업들 만이 아닌 미국, 유럽, 일본, 중국 기업들의 신성장 사업이다.

NHN을 비롯해 국내 이동통신사 중 선두주자인 SK텔레콤도 5G 분야 생태계 확장의 일환으로 AR-VR 스타트업 육성에 나설 것을 최근 천명하기도 했다. 어메이즈 VR과 같은 스타트업은 업계의 기대치를 보여주듯 최근 84억원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정부의 5G 이동통신 기반 주요 육성 사업에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VR-AR 콘텐츠 분야다.

업계에선 이번 권고가 이러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이덕주 교수 연구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향후 5년간 한국 기업들이 내수 및 해외 시장에서 5조원대의 매출 손실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3년부터 3년간 게임 업계 종사자 역시 5000여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심재연 한국게임학회 이사는 <데일리토큰>에 "게임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의학적인 치료가 가능한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또 우울증 치료제가 사용된다고 하는데, 게임을 해서 우울한 것인지 우울해서 게임을 하는지 인과 관계도 명확치 않다" 며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결여된 상태에서 연구가 진행됐다는 것도 문제다. MMORPG 게임을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그 예시로 '리그오브레전드(롤·LOL)'을 제시했다. 롤은 MMORPG가 아니다. 장르의 구분, 매체의 특성 등등 애매한 부분이 너무 많다. 알콜중독, 마약중독처럼 의학 통계 데이터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파장은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업계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현재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과 일간 사용자 통계, 게임에 사용되는 코인과 토큰의 유통량 등을 종합했을 때 30% 수준에 달한다.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돼 굵직한 기업들도 게임을 핵심 전략 사업으로 지정한 상태다. 선도 기업들인 람다256, 블로코, 카카오의 그라운드X 등은 각각의 메인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임을 기획하는 중이다.

업계는 일단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블록체인 게임사 모스랜드를 파트너사로 둔 람다256 관계자는 <데일리토큰>에 "권고 발효는 아직 3년 정도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블록체인 게임들은 아직 개발 단계인데 상용화 시점에서의 상황이 중요해 질 것 같다"고 밝혔다.

심재연 이사는 "게임중독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정말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면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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