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블록체인협회, 신임 회장 선임 놓고 내부 갈등 심화
[단독] 한국블록체인협회, 신임 회장 선임 놓고 내부 갈등 심화
"협회, 소수 거래소 이익 대변 단체 되어가" VS "가상계좌 발급 등 실적 없었다…바꿔야" 엇갈려
  • 김혜정, 노윤주 기자
  • 승인 2019.04.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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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한국블록체인협회를 이끌 새 수장 선임 문제를 놓고 협회 운영진과 거래소를 포함한 회원사들이 대립하고 있다. 

12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블록체인협회(이하 협회) 내부에서는 진대제 협회장이 사임을 표명한 것에 대해 4대 거래소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회원사들과 협회 운영진은 이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토큰>에 "4대 거래소에서 계좌발급 등 협회 실적 미비를 문제 삼으며 본인들이 직접 금융계 인사로 회장 및 상근부회장을 추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이 얘기하는 4대 거래소는 빗썸과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이다. 

◆ "협회를 소수 거래소 이익 대변 단체로 만들지 말라" vs "실적 없다" 고성 오간 간담회 

갈등의 시작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업비트를 포함한 대형 거래소에서는 협회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회장과 상근부회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거래소 측 인사들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추대했다. 부회장으로는 이 전 실장의 측근인 박용신 자비스 자산운용 대표가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이 전 국조실장의 고위공직자 재취업승인이 지난 3일 불허돼 회장 취임이 불발됐고 11일 열린 협회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다 관계자들사이 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문제는 박 대표는 본업이 따로 있어 협회 업무에 전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자신의 사무실이 강남에 있으니 협회 사무실을 강남 근처로 이전하거나 회원사인 업비트 거래소의 사무실로 들어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협회의 한 고위 임원은 "업비트 산하 기관으로 들어가서 일하고 싶지 않다"며 "상근부회장이 결국 파트타임이 되는 것인데 협회가 (부회장을) 영입한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이에 4대 거래소 측은 "(진) 회장이 박용신 대표를 상근부회장으로 임명해야 한다. 상근, 비상근 여부를 떠나 금융당국과 협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김화준 전 상근부회장은 적합하지 않다”고 맞받아 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등 일부 회원들 "사무국 업무 능력 의심" vs 협회 "할 만큼 했다" 

사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거래소를 주축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가상통화 신규계좌 발급을 허용 받는 데 주력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2월 정부는 ICO 금지라는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으며 중단됐던 신규계좌 발급도 제자리 걸음이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나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의 경우 지난해 정식 사단법인으로 등록이 됐으나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정부 인가를 받지 못 한 상태다.

그간 회원사들은 사무국의 업무능력에 대해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데일리토큰>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사단법인 인가와 거래소 실명인증 가상계좌 추가 발급 등 문제를 1년 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평은 거래소들 사이에서 많이 나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협회의 입장은 달랐다. 진대제 회장은 지난 11일 간담회에서 "정부 관계자와 청와대 등 정치권 인사를 수 없이 만났고 노력했으나 움직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화준 상근부회장도 "(가상통화) 생태계를 봤을 때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공식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후임을 선임하기 전까지는 회장직을 유임키로 했다. 김화준 상근부회장은 4대 거래소에서 "사업에 성과가 없기 때문에 협회 직원도 감축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지난 3월 말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김 전 부회장은 현재 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 전 부회장의 자리는 이상석 협회 수석전문위원이 지키고 있다.

김화준 전 상근부회장은 "진 대표가 사임 의사를 나타낸 것은 본인의 또다른 사업과 서울시 혁신성장위원회 업무 때문이다.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후임 회장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며 "정관에 따라 (후임) 회장이 선임되면 함께 부회장직으로 일할 사람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거래소-협회 싸움에 소기업 회원사는 '답답'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을 회비로 지불하는 일반 회원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협회는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된 단체다. 하지만 협회가 억대 회비를 지불하는 일부 거래소 위주로 흘러가자 회원사로서의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한 회원사 대표는 한국블록체인협회의 제호가 한국코인거래소연합회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력 거래소 대표가 마음대로 회장도 압박하고 부회장도 퇴사 시키고 사무국장도 파트타이머로 만든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회원사들이 정관도 무시한 채 상근부회장직을 비상근직으로 관철시키려는 의도를 의심하는 상황"이라며 "협회가 거래소의 이익 대변 단체가 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있다. 

또 다른 회원사 관계자는 "사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책 부분에선 개선된 것이 없으니 협회를 후원하던 4대 거래소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이들 거래소가 추대한 이 전 실장이 무산되다 보니 협회 직원들도 할 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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