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어느덧 18만개' 기업의 토큰 발행은 과연 필수일까
[포커스] '어느덧 18만개' 기업의 토큰 발행은 과연 필수일까
18만개중 거래소 상장 코인 고작 2천여개
토큰 발행 기업 '개방형 경제 구조' 명심해야...관건은 경제-사회적 수익 구조 구현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9.04.0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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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17만8399개

이더스캔에 등록된 ERC-20 토큰의 개수다. 거래소에 상장돼 코인마켓캡에 등록된 가상통화의 수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2157개다.

토큰과 연관된 서비스의 상용화 문제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즐비하지만 신생 블록체인 기업들은 끊임없이 토큰을 발행하고 있다. 의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기업의 자체 토큰은 과연 필요한 것일까?'

업계에선 이미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3일 발간된 코인원의 리서치 보고서에는 "코인 발행이 단순한 자금 모집 수단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그 특성과 기능을 최대한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형 자산'이다. 기업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이용해 토큰을 발행하는 순간부터 통제권과 주장 등을 행사할 수 없다.

또 자신이 발행한 토큰이더라도 프라이빗 키를 잃어버리는 등 문제로 인해 영구 접근이 불가하거나 원치 않는 사용자의 진입도 막지 못한다.

◆ 개방형 자산 '득보다 실'이 될 때도 있다....항공사 토큰, 되려 고객 빼앗길 수도

이 같은 개방형 자산은 일부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싱가포르 항공과 케세이퍼시픽 등 일부 글로벌 항공사들은 블록체인을 도입해 자사 마일리지를 토큰화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하지만 업계에선 이 같은 사업이 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항공사들은 고객의 마일리지를 자사 서비스에 사용하게 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하지만 이 마일리지를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해 토큰화 한다면 고객의 '마일리지를 통한 2차 소비'가 줄어드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고객이 자사의 마일리지를 경쟁사의 서비스에 사용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업계에선 항공사들이 블록체인을 도입할 만큼 마일리지 서비스에 대한 보안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 항공사 시스템에 준 익명성 도입이 적합한지 등의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남는 의문은 결국 '누구를 위한 토큰인가' 이다. 

◆ 토큰 도입에 최적화된 분야는 '오픈 마켓'

블록체인과 자체 토큰을 도입할 경우 급격한 확장이 가능한 영역이 있다. 대표적인 예는 스팀(Steam)이다. 스팀은 게임 플랫폼으로 시작해 현재는 게임 배포를 할 수 있는 오픈마켓으로 성장했다.

스팀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경우 개발사들의 IP(Intellectual Property -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이에 해당될 수 있다)가 토큰화 돼 서로 IP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이 생성한 한 게임의 캐릭터를 다른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게임 사용에 대한 보상과 아이템 구매를 위한 토큰이 발행되면 생태계 확장 역시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스팀 운영사인 밸브(Valve)는 플랫폼 통제 권한은 잃을 수 있으나 플랫폼 구축사라는 장점을 활용해 각 게임 개발사들에 컨설팅 등을 제공하며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다. 또 토큰 가치 상승을 통한 수익원 창출도 가능하다.

◆ 블록체인 도입 어려운 IoT, 관건은 사업 참여 기업의 수익 분배

사물인터넷(IoT)처럼 퍼블릭 블록체인이 필요하지만 각 기업의 이익에 의해 실현되지 못하는 영역도 있다. IoT의 경우 블록체인을 도입해 중간 관리자 없이 기기끼리 소통하게 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LG전자 TV, SK매직 냉장고, 삼성전자 에어컨이 서로 소통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사람이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면 냉장고는 에어컨에는 '덥다'를 TV에는 '아이스크림'이라는 정보를 각각 전송한다. 에어컨은 바로 작동을 시작하고 TV는 아이스크림 맞춤 광고를 방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꿈의 호환'이 실현되지 않는 것은 경쟁사 기기끼리 소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점이 의외로 적을 뿐더러 가치 전송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도 현재는 없기 때문이다.

◆ 전문가들 "블록체인, 제로페이와 같은 초기 단계…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지켜봐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정대 상명대학교 특임교수는 <데일리토큰>에 "흐름의 문제라고 본다"며 "토큰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블록체인과 토큰을 적용해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페이와 블록체인을 비교할 수 있다"며 "제로페이의 경우 가맹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없어서 좋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없어서 쓸 이유가 없듯 블록체인도 소비자, 정부, 기업 등 기술을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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