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 현실성 있나?
[포커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 현실성 있나?
  • 김혜정 기자
  • 승인 2019.03.07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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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인 CBDC의 도입이 현실화 될 수 있을까? 

일단 신용 리스크 경감과 효율성 제고 등 장점도 있지만 전통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팀은 "지금 당장 CBDC를 도입하는 것은 이른 결정"이라며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검토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BDC, 신용 리스크 없어 VS 금융기관 존재 위협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전세계 중앙은행의 70%가 CBDC을 연구하고 있다. CBDC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등장했다가 최근 가상통화·블록체인 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시 트랜드가 됐다.

CBDC는 기본적으로 현금과 비슷한 특징을 지닌다. 강제 통용력이 있고 신용 리스크가 없다. 전자적 방식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익명성을 제한하거나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 이자지급과 보유한도 설정, 이용가능시간 조절도 가능하다. 유럽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에서도 좋은 대안이 된다. 

다만 CBDC의 도입이 시중은행에는 위협이 될 우려도 있다. 중앙은행이 개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화폐 계좌를 발행하면서 화폐 발권과 통화 조절, 지급 결제, 예금 수신 등의 업무까지 맡으면 시중은행의 존재 자체에 위협이 되고 크게는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CBDC가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게 되면 은행예금에서 CBDC로 자금이 유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사회 금융 중개 기능이 위축되고 수익성이 악화되며, 결국 신용공급에도 제약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스웨덴과 영국을 비롯한 금융 선진국들은 CBDC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논의가 가장 활발한 스웨덴 중앙은행(릭스방크)는 오는 2020년까지 자체 CBDC 이크로나(e-Krona)에 대한 기술 검토와 테스트를 완료하고 오는 2021년 발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영란은행(BOE)도 지난 1월 "CBDC가 빠른 시일 내에 도입되진 않을 것"이라 면서도 "CBDC 도입이 개인 신용이나 전체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열린 자세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전문가 "국내 정책과는 맞지 않아…신중한 접근 필요"

국내에는 CBDC 도입이 현 정부의 금융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웨덴이나 영국 등 오랜 역사를 거친 금융 강국의 중앙은행들은 새로운 기술을 수용성 있게 받아들이는 노하우가 쌓였지만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토큰>에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 허브 센터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가상통화에 대해 열려 있는 자세다. 반면 (우리나라는) 참여정부때 기조가 동북아 금융허브였지만 지금은 바뀌었다"며 "CBDC가 글로벌 표준으로 정착되면 따라가겠지만 한국은행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선제적으로 (CBDC를)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가까운 장래에는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없을 것"이라며 "CBDC에 적극적인 일부 국가들의 발행 동기도 우리나라에는 적용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출간과 함께 한은은 지난해 1월 출범한 CBDC 태스크포크(TF)를 해체했다. 

한국은행은 당시 언젠가 CBDC가 모든 종류의 전자결제 시스템을 대체할 수도 있지만 일반인들도 중앙은행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위축될 수도 있으며 CBDC의 장단점이 불확실하고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힘들다고 봤다. 

구자현 연구위원은 "블록체인이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는 응용사례가 쌓이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돌다리를 많이 두드리면서 건너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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