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정부의 'ICO 금지' 기조 유지, 결국은 "하던 대로 하세요?"
[포커스] 정부의 'ICO 금지' 기조 유지, 결국은 "하던 대로 하세요?"
블록체인 업계 "ICO, 초기 자금 확보에 매우 중요… 금지해도 또 다른 우회경로 생길 것"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9.03.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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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정부는 지난달 ICO 전면 금지라는 현행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이유 중 한가지는 'ICO 기업의 해외 페이퍼 컴퍼니 설립'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정부가 지적한 지난 1년간의 편법 혹은 불법 행위들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 블록체인 기업이 당초 해외에 법인을 세운 이유가 바로 'ICO 금지'였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정부가 ICO 전면 금지를 선포한 후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각지에 법인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ICO가 불법이기에 해외 법인으로 ICO를 진행해 자금을 모으려는 목적이었다.

업계는 국내에서 ICO를 진행할 수 없어 해외 법인을 세운 것인데 이를 이유로 전면 금지 기조를 계속 유지한다면 같은 상황의 반복만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데일리토큰>에 "가상통화 프로젝트의 경우 초기 개발단계의 투자 유치가 이루어져야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ICO 등으로 자금을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의 ICO 금지가 해외 법인 설립으로 이어진 것처럼 아무리 규제한다 해도 또다른 우회 수단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근본적인 원인부터 제거해야 하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가상통화 관련 문제는 법률이 아무리 강화돼도 범죄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빠른 제도화가 필요하고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닌 보다 발전적인 측면에서의 현명한 대응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블록체인 협회는 정부가 금지 이유로 지적한 문제 자체가 정책 공백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규화 한국 블록체인 협회 사무국장은 <데일리토큰>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해외 법인을 설립해 진행한 ICO에서 자금 갈취, 기술 유출 등 문제가 일어났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정말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은 정책 공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외에 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면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기성이 짙은 다단계 ICO들은 여전히 성행 중"이라며 "적격 투자자를 두거나 전용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허용 가능한 수준에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최 사무국장은 또 "단순 금지 단계에서 머물지 말고 정부가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번 발표가 '뒷북'이라는 쓴 소리를 내 뱉은 협회도 있었다. ICO 거품이 많이 빠진 시기에 ICO 관련 정책을 내놓는 것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이다.

신윤관 한국 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사무처장은 "세세한 ICO 정책보다는 블록체인과 핀테크 등 산업에 대한 큰 틀의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버스 떠나고 정책을 내놓는게 아닌지, 이미 일이 벌어졌는데 이제 와서 투자자 보호가 가능한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가이드 역할을 하고 산업을 육성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산업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근본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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