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꽃피지 못한 한국 블록체인의 위기와 책임론-①정부上
[포커스] 꽃피지 못한 한국 블록체인의 위기와 책임론-①정부上
거래소 폐쇄→ICO 금지→블록체인 5천억 예산 'NO' 외친 정부
  • 김혜정, 노윤주 기자
  • 승인 2019.02.0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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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2조4194만9939만5000원 → 222억9892만5000원.

이는 각각 지난 2017년 12월 8일과 올해 2월 1일 업비트 거래소에서 발생한 비트코인의 거래량이다.

1년 사이에 2조원이 넘는 거래량이 증발했다. 국내 자동차 제조 부문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2018년 영업이익이 2조 4222억이었다. 시총 기준 국내 톱3를 다투는 대기업의 1년치 영업이익과 맞먹는 돈이 날아가 버린 셈이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거래량 감소는 곧 산업의 위기를 뜻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산업의 중심인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위기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IT 기업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블록체인 기업의 프로젝트는 가상통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상통화 거래에서 원화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하반기 12.4%에서 지난해 7~11월 5.8%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던 가상통화 시장이 침체되자 국내 블록체인 중소기업도 자금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내 거래소 1-2위를 다투는 빗썸 등의 '빅 사이즈' 기업들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정부는 특유의 '모르쇠'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투기' 프레임이 씌워진 블록체인 업계가 스스로 정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같은 기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했던 5000억원 규모의 '블록체인 중장기 기술 개발 사업'이 지난 3일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탈락한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여기에 국내 ICO 금지 기조를 그대로 이어 가기로 최근 확정 발표했다.

1년 넘게 고민하고 방치해 오다 내린 결론이 '아무것도 안 한다'인 셈이다. 일단 ICO를 금지 시켰으니 관련 규제 마련에 대한 필요성은 자연스레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자본력이 없는 신생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이 같은 '혹한'을 견뎌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현 정부의 경제 성장 주요 정책이 '스타트업 창업의 활성화와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라는 점이다.

◆'5천억 예산 편성' 재도전 나서긴 했지만…앞으로 2년은 '안개 속'

일단 과기부는 예타 심사에서 탈락했던 사업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데일리토큰>에 "보고서를 재보완해 다시 심사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해 연말 발표했던 12개 시범사업 외에도 (블록체인 관련) 인력 양성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인력 양성 사업의 경우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다다음달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방침이다.

블록체인 중장기 사업이 심사에서 탈락한 가장 큰 이유는 보고서 미흡이다. 2020년을 사업 시작 시점으로 잡아 언뜻 보기에는 시간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 기관이 심의를 거쳐 예산을 편성 받고 집행하기 까지는 생각 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현 시점에서 봤을 때 과기부의 블록체인 예산은 2019년은 전무하고 2020년 역시 보장된 것은 없는 셈이다. 결국 올해는 소규모의 시범사업만으로 블록체인 육성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육성' 외치면서 '하지마' 연타 날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는데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 1년간 정부의 행보는 홍 부총리의 발언과는 상충된다.

정부는 투기를 잡는다는 명분 하에 가상통화 산업을 '특별 관리 대상'으로 취급했다.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 도입 ▲미성년자 및 외국인 거래 금지 ▲가상통화 온라인 광고 금지 ▲ICO 금지

이것들은 2017년 연말부터 지난해 1월 정부가 가상통화 업계를 상대로 내놓은 특별 대책이다. 거래소 폐쇄까지 거론하는 등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후 가상통화 거래량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일단 블록체인은 육성하고, 가상통화는 단속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이 산업에 대한 정부의 이해가 결여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같은 방침은 자본금이 넉넉히 확보돼 있는 대기업 위주로 편성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 또한 포함하고 있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 금융연구위원은 "가상통화는 전세계 중에서 우리나라 투자 비중이 높았던 분야였는데 규제가 들어오면서 시장이 위축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며 "해외 보고서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을 언급할 때 한국 정부의 규제를 꼽는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교수는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두 가지 분야에서 정책 균형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블록체인을 육성하면서 다단계 사기와 같은 부작용에는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커스] 꽃피지 못한 한국 블록체인의 위기와 책임론-①정부下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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