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이 상식백과] 채굴 업계의 '인피니티 스톤'… 51% 해시파워
[코린이 상식백과] 채굴 업계의 '인피니티 스톤'… 51% 해시파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1.14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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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집권체제는 싫다!"를 외치며 탈중앙화를 선택한 비트코인이 누군가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영화 어벤저스 속 빌런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이용해 세상을 뒤엎어 버린 것처럼 말이죠.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한때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사인 비트메인(Bitmain)이 해시파워의 51% 이상을 점유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실화 된다면 비트메인이 비트코인 채굴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해시파워 51%'라는 경계선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 해시파워는 타노스의 ‘인피니티 스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채굴'을 통해 생성됩니다. 채굴은 광산에서 석탄을 캐는 것과 같은 물리적인 방법이 아니라,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죠. 해시(Hash)는 암호화된 문제를 풀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찾는 알고리즘입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10분에 1개 블록이 생성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이 설계됐습니다. 보상을 얻기 위해선 10분 안에 1문제를 풀어야 하는 셈이죠. 

해시파워(Hash Power)란 바로 이 수학문제를 풀 수 있는 계산 능력, 즉 얼마나 빨리 문제를 풀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기준입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은 개인마다 다르죠. 따라서 해시파워도 채굴자의 역량마다 다릅니다. 채굴 장비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일반 가정용 컴퓨터를 가진 사람은 전용 채굴기를 가진 사람보다 해시파워가 낮을 수밖에 없죠. 

정리하면, ‘막강한 해시파워=절대적인 채굴 능력’ 이라는 등식이 성립됩니다. 이는 마치 영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2018)의 빌런 타노스가 ‘손가락 튕김’ 한번으로 인류의 반을 지워버릴 수 있는 인피니티 스톤을 획득하게 된 것과 흡사하다고 할까요? 

◆ 비트메인의 비트코인 해시파워는 얼마나 높을까요?

비트메인은 자타공인 채굴기 생산 대표 기업입니다. 채굴기 시장 점유율이 약 75%에 달하죠. 비트메인의 채굴용 컴퓨터 '앤트마이너(AntMiner)' 시리즈는 이미 채굴기 업계에서 성능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비트코인 채굴기 회사라니, 가지고 있는 해시파워가 어마어마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해시율 분포를 볼 수 있는 블록체인인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에는 비트메인이 소유하고 있는 비티씨닷컴과 앤트풀의 해시파워 합계가 43.4%를 넘어 섰습니다. 뒤를 이어 에프투풀, 슬래쉬풀 등이 각각 9%대의 해시파워를 가지고 있죠. 비트메인이 가지고 있는 해시파워가 얼마나 독점적이었는지 느껴 지시나요? 

지난해 6월 28일 기준 비트코인 해시율 분포도[출처=블록체인인포]

◆ 해시파워를 51% 이상 가지고 있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블록체인은 하나의 중앙 기관이 네트워크를 관리하지 않습니다. 분산화 된 다수에 의해 유지되죠. 조선 시대처럼 왕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분배하는 형태가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처럼 다수의 국민이 합의해 결정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블록을 생성하기 위해선 여러 네트워크 참가자에게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이 이러한 작업증명(Proof of Work) 방식을 택하고 있죠. 과반이 넘는 참여자의 합의를 통해 블록을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순수하지 못한 세력이 비트코인 해시파워 51% 이상을 확보할 경우 블록체인 거래 장부를 위조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51% 공격'입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물건을 구매하기 1비트코인(BTC)를 보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때 51% 이상의 지분을 가진 공격자 C가 이 거래를 인정해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 A와 B 사이의 거래는 블록에 남지 않게 됩니다. A는 물건을 받지 못하고 비트코인만 잃게 되는 거죠. 

비트메인이 해시파워 51%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을 우려했던 이유도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특정 주체의 소유가 돼 거래 장부를 위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14일 기준 비트코인 해시율 분표[출처=비트코인인포]
14일 기준 비트코인 해시율 분표[출처=비트코인인포]

◆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어떡하죠?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게 다수설입니다. 비트코인과 같이 채굴 경쟁이 심하고 채굴 비용이 높은 코인의 경우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는 더 드물죠.

과반 이상의 비트코인 해시파워를 가진 채굴자가 '51% 공격'을 시도해 거래 장부를 조작하려고 한다면, 이 사실은 바로 모두에게 알려질 것입니다.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안정성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게 되죠. 불안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팔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줄매도가 이어진다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크게 하락하죠. 51% 이상 해시파워를 가지고 있는 채굴자는 비트코인 채굴을 통해 보상을 얻어야 하는데, 이 경우 오히려 채굴자가 손해를 입게 됩니다. 다수 업계 전문가들이 51% 공격이 실제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하는 이유죠. 

실제로 14일 기준 비트메인의 해시파워는 지난해 6월에 비해 15.6%P 감소한 27.8%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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