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꼼수' 난무하는 빗썸 상장 투표, 해결책은?
[포커스] '꼼수' 난무하는 빗썸 상장 투표, 해결책은?
김철환 한양대 겸임교수 "픽썸은 설계부터 잘못된 것"
빗썸 측 "베타버전...향후 보완 해나갈 것"
  • 김혜정 기자
  • 승인 2019.01.10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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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거래소 상장 투표가 '꼼수'로 얼룩졌다. 거래소를 이용하는 실사용자에게 쥐어줘야 할 투표권을 커뮤니티 사이트 가입자들에게 준 탓이다.

빗썸의 상장 투표 커뮤니티인 픽썸(Pickthumb)은 지난 9일 저녁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라운드 투표가 진행되는 과정에 비정상적 계정 생성 및 투표가 식별됐다"며 총 3060개 계정을 영구 활동 정지하고 해당 계정으로 투표한 표 2만3073표를 무효 처리했다.

빗썸 관계자는 <데일리토큰>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계정 거래를 통한 다계정 투표가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것을 인지한 뒤 내부 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 하나의 IP에서 수십개의 아이디가 로그인을 하는 비정상적인 접근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9일 픽썸이 [출처=픽썸]
9일 픽썸이 비정상적 투표 행위를 식별해 3060개 계정을 영구 활동 정지했다.[출처=픽썸]

픽썸은 빗썸에 상장될 코인을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커뮤니티다. 커뮤니티 활동을 할 때마다 포인트를 획득해서 레벨을 높이면 레벨에 따라 최대 100개의 투표권(VP)을 얻게 된다. 본인이 투표한 코인이 1등을 한 경우 에어드롭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투표 시스템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투표가 가능한 계정을 현금을 주고 거래하는가 하면, 상장 후보가 된 프로젝트 기업 직원들의 주요 업무가 픽썸에서 활동하고 레벨을 높이는 게 되기에 이르렀다.

협력사를 통한 투표 독려도 논란이 됐다. 뮤지카와 업무 협약을 맺은 가상통화 지갑 서비스 클레이(Clay)는 지난 9일 뮤지카에 5표를 투표한 사용자 선착순 1000명에게 0.1ETH를 진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부정투표 논란이 일자 클레이는 이날 밤 11시께 긴급 공지로 "뮤지카를 홍보하면서 클레이 다운로드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 단독으로 진행한 이벤트였으나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어 뮤지카 측의 요청으로 빠르게 종료한다"고 밝혔다.

상장 투표는 바이낸스나 후오비, 오케이엑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도 이미 진행하고 있지만 거래소 실 이용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픽썸과 다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입장에서 상장은 기업공개(IPO)와도 같다. '커뮤니티 회원'보다는 거래소를 실제로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

김철환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 블록체인 겸임교수는 "투자 실적이나 금액, 횟수, 거래 규모에 따라 레벨을 나눴어야 했다"며 "온라인 마케팅을 잘못 벤치마킹한 꼴이 되어 원래 목적과 취지에서 달라지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상장 투표는 투자자와 함께 하겠다는 의미"라며 "거래소의 주역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빗썸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려고 베타버전을 운영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후조치였지만 잘못된 부분에 대한 조치를 취했고 이러한 데이터를 쌓아 추후에는 비정상적인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뒤늦게 빗썸은 10일 정오 이후부터 픽썸에 '점유 인증'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본인의 핸드폰으로 최초 인증을 거친 계정이어도 일정한 주기마다 SMS나 이메일 등을 통해 실제 사용자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번 상장투표에 참여한 큐브와 하이콘, 이오스블랙, 뮤지카 등 프로젝트팀 모두가 가계정 등을 활용한 부정투표를 시도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픽썸은 이들 팀이 비정상적 계정 생성 및 투표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이미 얻은 표의 상당수를 무효처리했다. 현재도 투표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투표결과가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믿음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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