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이 상식백과] 거래소 해킹에는 '덱스(DEX)'가 특효약
[코린이 상식백과] 거래소 해킹에는 '덱스(DEX)'가 특효약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1.0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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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0일 코인레일에서 400억대 해킹 사건이 터져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었죠. 불과 열흘 만에 국내 최대 규모 거래소 빗썸도 350억원 규모의 가상통화를 해킹 당해 거래소 불신지수가 치솟았습니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흩어 놓아 해킹이 불가능 하다면서 왜 거래소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해킹을 당하는 것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기존 거래소의 운영방식 때문입니다.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을 담은 가상통화를 '사고파는 곳'일 뿐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운영되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죠. 탈중앙화의 상징인 가상통화를 매매하는 거래소는 정작 '중앙화된 구조'입니다. 역설적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거래소를 통해 대규모 현금이 유통되지만, 뚜렷한 보안 의무 규정이 없어 해커들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일각에서 거래소를 '해커들의 ATM'기라고 야유할 정도입니다.

 

[출처=셔터스톡]

◆ 기존 거래소는 어떤 구조인가요?

가상통화 거래소는 중앙화된 구조로 운영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거래소가 고객 간 가상통화 이동에 대한 기록을 직접 보관하고 관리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A 씨가 B 씨에게 3BTC를 판다고 했을 때, 실제로 3BTC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지갑에서 지갑으로 데이터만 오가는 형식입니다. 고객이 가상통화를 원화로 인출할 때만 3BTC와 같은 가치의 현금을 손에 쥐어 볼 수 있죠.

이해가 잘 안 된다면 은행을 떠올려볼까요? 나와 같은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의 계좌에 돈을 보낼 때 실제 현금이 보내지는 것이 아닌, 통장에 해당 금액만큼 숫자가 찍히는 것과 똑같죠.  

◆ 중앙집중식 거래소가 왜 해커의 먹잇감이 될까요?

업비트, 빗썸과 같은 중앙집중식 거래소는 고객들의 모든 자산을 거래소가 보관하고 있습니다. 한 개 주머니에 거액의 돈을 보관하고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금융권만큼 안전한 보안 시스템이 없어 해킹 위험성이 크죠. 또 거래소의 승인이 없으면 고객들은 개인 자산을 입·출금할 수도 없습니다. 거래소가 해킹 등의 이유로 파산을 신청할 경우, 고객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거래소 빗썸은 해킹 피해 금액 전액을 회사 자산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재정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 거래소의 경우 한 번의 해킹으로 파산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의 몫이죠. 

◆ 그렇다면 탈중앙화 거래소는 무엇이 다른가요?

해킹에 의한 위험성, 거래소 서버 다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탈중앙화 거래소입니다. 이는 흔히 '덱스(DEX)'라고 불리는데요. 말 그대로 탈중앙화된 거래소(Decentralized EXchange)의 약자입니다.

덱스에선 개인과 개인이 P2P로 가상통화를 직접 거래합니다. 거래소는 이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만 하며 고객들의 자산을 보관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의 자산 자체를 거래소가 가지고 있지 않은 셈이죠.

고객들의 가상통화 거래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스마트 컨트랙트로 이루어집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미리 입력한 거래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을 이행하기 때문에 빗썸이나 업비트 같은 제3자가 필요하지 않죠. 이런 의미에서 덱스는 진정한 블록체인이라고 불립니다.

◆ 왜 당장 실현하지 못하는 거죠?

사실 덱스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덱스 역시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점이 남아있죠.

첫 번째는 유동성의 문제입니다. 탈중앙화 거래소는 자체 플랫폼에서 발행하는 코인으로 거래해야 합니다. 거래 수수료를 자체 코인으로 지불하죠.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거래가 많이 성사되지만, 거래량이 적으면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거래 체결 속도의 문제입니다. 탈중앙화 거래소에선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반해 개인 간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아직 해당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단위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거래량이 적습니다. 비트코인으로 두부를 한 모 샀는데, 결제가 완료되기까지 몇 시간 동안 기다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탈중앙화 거래소 '덱스'는 실현 가능할까요?

불가능한 얘기는 아닙니다. 웨이브즈(Waves), 비트쉐어(Bitshares) 등 탈중앙화 거래소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용자 수가 적어 거래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죠. 

기존에 유명 거래소들이 탈중앙화 거래소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코인마켓캡 기준 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홍콩 기반 가상통화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해 3월 13일 탈중앙화 거래소가 되겠다는 계획을 밝혔죠. 바이낸스는 첫 단계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 중입니다. 해당 플랫폼에서 기축통화로 사용될 자체 토큰 '바이낸스체인'을 발행해 이전의 바이낸스토큰(BNB)과 교환할 예정이죠. 올해 오픈 예정인 바이낸스의 탈중앙화 거래소는 티저 공개와 함께 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 한국에서도 탈중앙화 거래소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국내 거래소도 하나 둘 탈중앙화 거래소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투자를 받은 올비트, 빗썸 자회사가 공개한 빗썸 덱스 등이 대표적이죠.

그러나 거래소 대표들은 탈중앙화 거래소가 모든 문제의 대안이 될 순 없다고 합니다. 지난해 4월 3일 서울에서 개최된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에서 이준행 고팍스 대표는 "중앙화된 거래소와 탈중앙화된 거래소가 공존할 것"이라며 "중앙화된 거래소가 효율적인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도 "중앙화된 거래소에서 법정화폐를 가상통화로 바꿔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빠른 거래를 위해 덱스는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죠.

기존 중앙화된 거래소의 잦은 해킹 문제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탈중앙화 거래소 '덱스'는 언제쯤 우리 곁에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요?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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