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블록체인 도시' 외치는 지자체들의 2019년 계획과 진정성
[포커스] '블록체인 도시' 외치는 지자체들의 2019년 계획과 진정성
서울시, 관련 예산 164억원 편성…제주도 등 나머지는 1억원~3억원 수준
전문가들 "정치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 다분… 본질적인 목표-정책 없어"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9.01.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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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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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 인 밸리(도시)' 타이틀을 두고 지자체들은 지난해   내내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대규모 예산 투입을 예고한 서울시와 도지사가 직접 블록체인 특구 조성에 발벗고 나선 제주특별자치도 뿐 아니라 부산광역시, 경상북도, 전라북도까지 이 경쟁에 합류했다.

하지만 올해 계획을 살펴보면  '블록체인 도시'라는 타이틀은 지방 정부가 정치적 용도로만 쓰고 있다는 인상 을 지우기 힘들다. 이들 중 대다수는 고작 1억원 정도를 올해 블록체인 사업 예산으로 편성해 놨을 뿐이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내세운 '특구'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애초에 없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하는 수준이다.

◆ 서울시, 2022년까지 예산 설계 완료…올해 164억  투입  

일단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는 곳은 서울시가 유일해 보인다. 

5년간 예산 1233억원을 투입해 블록체인 스마트 도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서울시는 2019년 블록체인 예산으로 총 164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이 중 44억원은 블록체인 유니콘 기업 발굴 사업에 쓰인다.  

서울시는 ▲블록체인 서울 펀드 지원(1000억원 규모) ▲블록체인 개발 기술 사용화 지원(과제당 10억원) ▲블록체인 서울 솔루션 해외진출 지원 등을 통해 블록체인 유니콘 기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 기반 거버넌스 사업에 16억7900만원, 블록체인 표준 플랫폼 구축에는 26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일단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장려해 생태계 조성을 먼저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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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지사까지 나섰던 제주도 예산은 1억7천만원…부산시 "편성 예산 없어"

다른 지자체의 올해 예산 편성 상황은 사실상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수준이다.

원희룡 도지사가 직접 앞장 서서 블록체인 특구 조성을 강력하게 외쳤던 제주도는 올해 블록체인 특구 관련 예산으로 1억70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1건의 용역 비용으로 투입된다. 이를 바탕으로만 해석한다면 블록체인 사업은 2019년 동안 단 1건만 진행되는 셈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데일리토큰>에 "예산은 적게 편성했지만 민관협력과 펀드  조성 등 다양한 방향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이달 국가 공모 블록체인 사업에 제주도가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기술 기반 사업 외에도 정부로부터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받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상북도는 블록체인 교육과 비즈니스 모델 발굴 사업에 각 1억5000만원씩 총 3억원을 올해 예산으로 책정했 다.

경북도 블록체인 사업 관계자는 "시범 사업이기 때문에 예산을 많이 배정하지는 않았다"며  "포스텍 그리고 민간단체와 함께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해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교육 사업과 관련해 경북도는 민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실무자가 관련 정책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11월 전주 한옥마을에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를 구축하고 관광객 재방문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전주시 한옥마을 지원과 관계자는 "도청에서 나온 보도 같다"며 "상인연합 회와 더 많은 협의를 거처 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정책 시행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부산광역시의 경우 블록체인을 슬쩍 끼워 넣기만 한 수준이다. 예산 자체를  편성하지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직 시 자체에서 편성된 예산은 없다"며 "중소기업벤처부에  특구 조성을 신청하고 선정이 될 경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현재 과기정통부와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사업의 예비타당성조 사를 진행 중이 다. 이 역시 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 시행 여부가 갈릴 예정이다. 결국 확정된  사업은 없는 셈이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 전문가들, 정치적 이슈몰이  우려… "본   적인 정책 고민 노력 보이지 않아"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의 블록체인 특구  조성 움직임이 이슈몰이에서 끝 나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한호현 경희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교수는 "특구 를 조성하겠다는 본질이 명확하지 않다"며 "예산안을 봤을 때 단순 정치적 구호에서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구 정책에 실효성 있는 ‘알맹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어 제주도를 예로 들며 "현재는 기술 기반 사업도 중시 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가상화폐 발행과 유통에 초점을 맞췄었다"며 "지금처럼 시장이 죽은 상태에서 가상통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송인규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특구를  조성  하려면 그 지역에  '예외'를 허용해줘야 하는데 현재 정부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법과 제도 정비"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도입을 꼭 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도 강조했다.

송 교수는 "지역화폐 발행 같은 경우는 이미 지역마다 상품 권이 있는 상황에서 블록체인이 꼭 필요한 정책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예산과는 별개로 법 제도의 변화 없이는 현재 논의 중인 정책들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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