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헌법소원' 프레스토 "규제 없으면 피해는 스타트업의 몫"
[인터뷰] '헌법소원' 프레스토 "규제 없으면 피해는 스타트업의 몫"
강경원 대표 "블록체인 협회들, 제 역할 못하고 있어"
  • 김혜정 기자
  • 승인 2018.12.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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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프레스토]
강경원 프레스토 대표[출처=프레스토]

규제의 부재.

올 한해 업계 종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문제점이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가상통화TF)'를 구성하고 ICO전면금지조치를 내렸다. 불법거래나 사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동시에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법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년이 지났지만 가상통화로 인해 피해입은 투자자들이 법적인 피해를 호소할 수 있는 근거는 '사기'나 '유사수신행위법', '방문판매법' 등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인재와 자본도 함께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 프레스토(Presto)는 지난 6일 정부를 향해 보다 직접적인 목소리를 냈다. ICO전면금지 조치와 입법 부작위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강경원 프레스토 대표를 <데일리토큰>이 만나봤다.

Q.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헌법소원은 왜 하게 된 것인가?

오래 준비한 것은 아니다. 정부의 규제가 늦어지면서 조금씩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했었다. 특히 변호사분들과 법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프레스토의 자문으로 들어와 있던 박주현 변호사가 헌법소원을 제안했다.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Q. 정부의 입법 부작위와 ICO금지조치로 인해 입은 구체적인 피해가 있는지? 

프레스토의 아이템 자체가 정부의 규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부분이다 보니 사업 개발 단계서부터 영향을 받았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선에서 규제가 생기겠지’하고 예상을 하면서 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먼저 개발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이 소극적이기만하고 법안이 마련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사업 방향을 다소 수정하고 기획, 개발했던 부분 중에서도 쓸모 없게 되어버린 것들이 꽤 많았다.
 
Q. 헌법소원이 쉽지 않을 것 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이다. 논의 하는 정도로는 각하(청구를 거절하는 행정처분)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만약 판결 전에 가상통화와 관련된 법안이 갖춰져서 청구가 각하되는 것은 만족한다. 애초 목적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이었으며 법안이 갖춰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기 때문이다. 

인용이 되면 더 좋겠지만 기각 된다 해도 우리의 움직임이 의미가 없다고는 하기 어려울 것이다. 많은 분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인정해 주셨다. 또 사회적으로 파장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Q. 헌법소원을 준비하면서 블록체인 협회의 반응은 어땠나.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사실 협회와 다른 업체들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 했었 지만 시간이 많이 들 것 같았다. 차라리 그 시간을 플랫폼 개발에 쏟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또 기왕 단체로 하는 거면 정말 많은 업체를 모으지 않는 이상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았다.
 
Q. 블록체인 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데, 이유가 있나.

우리가 많이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프레스토와 방향이 맞다고 생각되는 협회를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다. 아직은 협회들이 블록체인 사업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업계의 특성상 유명 액셀러레이터나 재단이 협회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고 본다. 또 개발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팀일수록 협회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Q.앞으로도 국내에서 계속 사업을 이어갈 계획인가? 

지금까지 가급적이면 규제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킬 것을 지켜가며 사업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프레스토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하니 사업이 아니라 ICO를 더 안전한 형태로 개선시켜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을 전혀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해외에서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Q.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워낙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업체 입장에서 느꼈을 때는 소수 결정권자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한번 결정된 방향으로 너무 굳어지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가상통화를) 다소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피해입은 투자자들도 있고 좋지 않은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지 않는다 해도 욕은 덜 먹을 것이다.

하지만 규제는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법적인 틀이 없으면 피해를 입는 건 기업들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낳는 형국이다.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가지고 갈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놓친 게 안타깝다. 정부가 잘 판단을 해서 결정을 내려주었으면 한다.

지난 ??일 강경원 프레스토 대표가 헌법소원 [출처=프레스토]
지난 6일 강경원 프레스토 대표가 헌법소원 청구서 제출에 앞서 헌법재판소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출처=프레스토]

강 대표는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에서 클라이언트 개발자로 일했다. 네오플 이후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스마트폰 요금을 줄이는 애플리케이션 폰플을 창업해 100만다운로드를 달성하기도 했다. 4년 전 폰플을 정리한 이후에는 스팀(Steam)에서 인디 게임을 몇 종류 출시했다.

강 대표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작년 초다. 그해 중순 프레스토에 대한 기획이 나왔고 지난해 10월 팀을 꾸렸다. 

프레스토는 당초 크라우드 펀딩에 가상통화를 접목시켜 실질적으로 개인간(P2P) 투자가 이뤄지게 하려는 아이템을 기획하고자 했으나 법률적인 문제가 있었고 블록체인 업계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ICO라고 생각해 ICO플랫폼으로 선회했다. 

프레스토의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다. 

토큰판매 플랫폼과 DAICO 솔루션이 그것이다. DAICO를 원하는 업체에게 진행 과정 전반에 대한 아웃소싱을 제공하는 형태다. 협의를 통해 프로토타입에서 수치를 조정한 뒤 실행에 옮긴다. 현재 DAICO 프로토타입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를 완성했으며 곧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DAICO는 기존 ICO 스마트 컨트랙트에 비해 코드가 훨씬 길어 감사가 필요한데, 프레스토는 인증기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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