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헌법재판소, ICO 기업들의 손을 들어줄까?
[포커스] 헌법재판소, ICO 기업들의 손을 들어줄까?
  • 김혜정 기자
  • 승인 2018.12.07 1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일단 공론화를 시켰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지난 6일 블록체인 스타트업 프레스토가 정부의 ICO금지조치와 관련법을 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에 헌법소원을 제기하자 쏟아져 나온 업계의 반응이다. 

프레스토 대리인 박주현 법무법인 광화 변호사는 6일 <데일리토큰>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는 헌법상의 작위 의무가 있음에도 전혀 하지 않았다"며 "블록체인과 같은 미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는 과학기술은 국가가 육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의 이 같은 주장은 헌법 제119조와 제127조에 근거했다. 시장 경제의 자유와 창의는 헌법 제119조에 따라 존중받으며 제127조에 따라 국가는 과학기술의 개발을 통해 경제 발전에 노력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헌법 소원 향후 전망: 법조인들 "쉽지 않다…정부의 보호 조치로 받아들일 것"

법조계에서는 프레스토의 헌법소원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적이거나 기술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입법재량권이 넓게 인정된다는 게 통설이다. 또 정부가 나름대로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대처를 한 것이며 입법을 위해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강윤구 크라우드베이스 변호사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 가상통화 시장에 이상(투기) 과열현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진정시킬 필요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가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림 법무법인 비전 변호사도 "정부가 (가상통화 시장을 버려둔 것이 아닌 이에 대해) 논의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바라는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유는 또 있다. 일단 헌재가 프레스토가 제기한 건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리더라도 즉각적인 법제화가 되는 것은 어렵다. 입법 의무가 정부에 있다는 판단을 내려도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강제성을 지니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출한 바 있지만 헌재는 이 건에 대해서도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정부 움직이게 하는 여론 될 것"

업계에서는 프레스토의 행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정부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강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위해서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기관과 법무부장관이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러한 헌법소원심판은 인용여부를 별론으로 하더라도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행동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창업가들의 입장에서도 엔젤 투자를 받기 어려운 국내 창업 환경에서 ICO는 비교적 단기간에 많은 투자금을 받을 수 있는 탈출구였다. ICO를 통하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쉬워진다.

프레스토의 대리인인 박 변호사는 "(입법)부작위 부분은 개인적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이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줘야 된다고 판단했다"며 "신사업과 관련된 부분에서 계속 이런 입장을 취하면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은 "엔젤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을 막아 놓고 ICO마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이런 상황이 소송의 배경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ICO 투자자는 "올봄 ICO에 투자를 했는데 아직까지 토큰을 받지 못했다"며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이게 다 규제의 부재 탓 아닌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신 회장은 "ICO와 관련된 사기나 스캠이 많은 것 역시 사실이지만 도둑질하게끔 법을 물렁하게 만들어 놓고 도둑질한 사람을 손가락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가상통화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하던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2년을 보낸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개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업계 입장에서 프레스토의 위헌신청을 지지하며 헌재에서도 하루빨리 판결을 내려 주길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