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수습기자의 ICO 참여기 – (1) 투자는 공부다
[기획]수습기자의 ICO 참여기 – (1) 투자는 공부다
  • 주효림
  • 승인 2018.04.26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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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 나를 먼저 알자

30대 초반의 기자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 독립을 꿈꾸기는 하지만 값비싼 월세나 기타 생활비용 등을 고려, 결혼 후 진정한 독립을 위해 착실히 수입은 모아두고 부모님과 함께 지낸다. 유명 음식점은 적어도 ‘지인 찬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라도 검증이 된 곳으로 가곤 한다.

지난 해 투기 논란의 중심에 있던 비트코인이 등장했을 때도 관심이 가지 않았던 이유다. 고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기회라 할지라도 가치 변동성 등의 위험 요소가 너무 커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최근 블록체인 매체의 기자로 일을 시작하며 관련 기사를 작성하고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며 더욱 깊이 자리잡았다. 지난 몇 달간 ‘먹튀’ ICO 업체들과 투기 등 부정적인 암호화폐 이슈를 다루는 일은 이젠 일상이 됐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업들을 취재하던 중 시선을 끄는 곳들이 생겨났다. 블록체인 기반의 SNS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개인의 SNS 활동에 대해 암호화폐로 보상을 해준다는 것이다. 보상은 사용자가 올린 사진이나 글의 호응도에 비례한다.

SNS가 주 수입원은 아니지만 인스타그램 에서 반려동물 관련 컨텐츠를 올리는 것을 즐긴다. 주 2-3회 반려동물과 관련한 사진이나 물품 사용 후기를 올린다. 지인을 뺀 반려동물 관련 팔로워는 대략 200여 명이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관련 물품에 대한 사용 후기를 쓰거나 반려견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카페나 기타 장소 등을 공유한다.

STEP 2- 정보 취합과 ‘투자 고수’ 살펴보기

ICO (Initial Coin Offering)란 사업자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코인을 발행, 이를 투자자에게 판매해 사업 자금을 확보하는 절차를 말한다. 투자자들은 코인이 추후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 되면 투자자가 이를 사고 팔아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사업 진행 상황이나 미래의 성패와 비례하여 가치는 끊임없이 변동한다.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포털에 등록된 암호화폐 관련 카페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중 독보적으로 회원 수와 새 글 수가 많은 카페를 선정했다.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는 카페에 가장 많은 정보가 올라와 있을 것이라는 가정 에서다.

카페에 포스팅 된 글들 중 추천수가 많거나 긍정적 댓글이 많은 작성자들의 글을 과거순으로 읽어 보았다. 대부분의 글은 수익을 위한 투자관련 정보들로 ICO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한 내용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미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코인들의 매수, 매도에 따른 수익 창출법을 알려주는 글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초보자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관련 기본 지식 글도 많았지만 대부분 업데이트 되는 글은 현재 코인의 시세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코인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지가 대다수였다. 좀더 깊이 있게 ICO 업체 몇 개를 골라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STEP 3 – 투자는 공부다

그간 취재를 하며 참고자료로 활용하던 ICO 평가 사이트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가장 유용하게 활용한 곳은 icorating.com이다. 여기에는 기업별로 위험도(Risk score), 투자자 관심 지수(Hype score)를 비롯, 업체의 백서, 플랫폼 개발 및 사업 계획, 소셜 네트워크 계정 등도 모두 링크가 되어있기 때문에 정보 취합이 용이했다.

유사한 ICO 평가 사이트가 다수 있지만 제대로 기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지, 백서, 웹사이트, 투자자와 소통하는 각종 SNS 및 커뮤니티 채팅 방 링크가 있는지,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을 추천해 주는지, 얼마나 많은 리뷰 수가 있는지 따졌을 때 icorating.com이 가장 편리했다.

이 웹사이트에 소개된 기업들 중 4개를 추려냈다. 첫 번째 체크 항목은 CEO와 개발 책임자(CTO)의 이력이다. 홈페이지에 직원들의 링크드인(LinkedIn) 주소 등 프로필을 살펴 볼 수 있는 SNS를 기재해 놓는 것이 ICO 기업들에게는 기본이다. 이런 정보들이 공개되지 않은 기업은 제외 시켰다.

팀원의 출신 학교나 유명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업계에서의 경력은 큰 영향을 줬다. 또한 관련 학과를 전공 했거나 관련 업종의 경험이 있다면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 CEO와 팀 구성원 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관련 경력이 있는지를 살폈다.

고려했던 기업들 역시 자신들의 프로필을 비교적 자세하게 기입해 놓아 스캠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은 조금은 해소됐다. 또한 CEO 및 CFO는 해외 유망 대학을 졸업, 실리콘 밸리 에서 일했던 경력을 갖고 있었다. 다른 팀원들 역시 해외 유수 대학을 졸업하고 맡고 있는 직위에 맞는 이력을 갖고 있어 어느정도 신뢰가 갔다. 다른 기업의 대표 역시 국내 유수의 대학을 졸업, 국내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었지만 SNS와 무관한 업종에 종사했다는 점에서 ‘왜 갑자기 블록체인 SNS를 한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대부분 ICO 업체들의 홈페이지에 고문(Advisor)로 기재된 화려한 프로필을 자랑하는 인물들은 무시했다. 고문들은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지만 자신들의 이름과 배경을 올려주는 대가로 코인이나 지분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기업간 제휴를 맺기도 한다. 물론 링크드인에 나와있는 기업 직원들의 프로필 역시 전부 믿을 순 없었다. 얼마전 P2P 금융 플랫폼 ZPER의 이승행 전 공동대표의 학력 위조 사건을 생각해 본다면 이 역시도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STEP 4 – 지루하고 어려운 백서와의 사투 / 기트허브 에선 ‘commit’의 횟수를 확인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백서는 너무 길고 때론 어렵고 지루하기 까지 하다.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백서 읽기를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같은 업계에 비슷한 모델을 내놓고 있는 기업의 백서를 읽고 비교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내용도 비슷하고 심지어 마지막까지 놓고 고민한 두 업체는 백서의 색감이나 사용하는 어휘까지 비슷했다. 백서의 내용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어떤 목표를 갖고 있고 로드맵에 제시된 계획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를 따져 봤지만 기업 내부를 들여 다 보지 않는 이상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대부분의 로드맵은 올해 하반기의 계획이었고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가 는 업체가 과거에 약속했던 일정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는게 최선이었다.

다음으로 백서에 있는 알고리즘과 그래프 등을 눈여겨봤다. 문과 출신 글쟁이가 컴퓨팅 알고리즘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프로젝트 팀이 얼마나 세심하게 설명하려고 애쓰는 지에 대한 노력을 볼 수 있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잘 알지 못해도 때로는 시각을 자극하는 그래프가 더 설득력 있어 보일때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미디엄, 트위터, 유튜브 등에서 개인 분석가들의 설명을 들었다. 백서를 읽을 때에는 이해가 가지 않던 부분을 쉽게 말로 풀어준 내용이 많아 도움이 많이 되었다. 투자 고수들은 기트허브 (Github) 확인과 스마트 컨트랙트 유무를 필수적으로 확인할 것을 권했다.

기트허브는 오픈 소스 코드가 공개되는 웹사이트이다. 개발자가 아니기에 코드 언어를 이해할 수없어 기자 신분을 십분 활용, 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자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소스 코드를 확인하는 것이 ICO 업계에서 일종의 통과의례로 자리잡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며 “소스코드가 있는지, 있다면 코드가 제대로 된 코드인지, 그리고 기업의 개발자들이 꾸준히 개발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개발자가 아닌 이상 기트허브를 확인하다 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 그래도 확인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commit’ 의 횟수 확인이다. ‘commit’ 란 소스코드를 수정하거나 변경한 횟수라고 볼 수 있는데 만약 숫자가 없다면 소스코드 변경이 없었다고 간주할 수 있고 히스토리가 많다면 소스코드를 계속 수정해서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 이더리움, 퀀텀 - 위에서만 실행되는 아주 작은 소프트웨어다. 보통 토큰을 발급한다는 것은 블록체인 상에서 돈을 만들어서 발급한다는 의미인데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을 만들어 사용자 지갑에 넣어 주기 위해선 이런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이를 개발하는 플랫폼인 셈이다. 토큰발급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로써 만약 ICO 업체가 스마트 컨트렉트가 없다면 토큰발급이 불가하다는 의미다.

인터뷰 후 관심 기업의 소스 코드가 있는 파일이 있는지 기트허브 에서 확인 후, commit에 나와있는 숫자를 통해 어느정도 개발을 꾸준히 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4개의 기업 중 한 기업은 기트허브에 올라온 파일이 전무했고 세 업체 중 한곳 만이 두 개의 폴더에 스마트 컨트랙트와 오픈 소스 관련 코드가 올라와 있었다.

 STEP 5 – 코인 구입과 성투(성공투자) 백일기도의 시작

SNS 기반 소셜 미디어 네 곳 중 한 기업을 최종 선정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한국 기업으로 직원들이 나서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다. 코인 구매부터 녹록치 않았다. 필자가 선택한 기업의 코인은 신생 거래소 한 곳에만 상장된 상태로 계정을 연 후 기존에 이용하던 거래소에 보유하고 있던 자금을 이체 시켜야 했다. 기존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을 구입한 후 신규 거래소에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신규 거래소에 가입하는 절차부터 난관이었다. 가입을 위해 본인 인증이 필요했는데 휴대폰 인증용 문자가 여러 차례 오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고 약 30여 분이 지나고 거래소에서는 문자를 발신한 내역이 확인 되었지만 정작 휴대폰에는 아무 수신 내역이 없어 거래소에서 직접 필자에게 인증번호를 알려주는 촌극이 일어났다. 불안정한 거래소에 상장한 것 같아 코인 구매가 망설여졌지만 일단 가입하고 최소 분량을 구매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기업의 잔여 ICO 일정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다른 대형 거래소에 정상적으로 상장되길 바라는 것뿐이다.

 수습기자의 ICO 참여기 – (2) 편으로 이어집니다

 [데일리 토큰 뉴스]

[사진 출처: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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