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고수열전] 김태림 법무법인 비전 변호사
[블록체人 고수열전] 김태림 법무법인 비전 변호사
"정부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정책 모순 있어"
시급한 규제안? '자금세탁·사기·법인계좌 분리'
"ICO, 전향적으로 검토하되 부작용도 다뤄야"
  • 우선미 기자
  • 승인 2018.11.2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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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법무법인 비전 변호사
김태림 법무법인 비전 변호사

"스타트업을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외침이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분위기가 사뭇 대조적이다. 스타트업 지원금은 짜디 짜고 '3년 기한'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특히 블록체인, 가상통화 스타트업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치는 당찬 목소리가 있다.

지난달 30일 코인이즈 거래소가 NH농협은행를 상대로 낸 입금정지금지가처분 신청에서 원고 측 변론을 맡아 인용결정을 이끌어 냈던 김태림 법무법인 비전의 변호사다.    

법률과 규제의 공백이 가상통화 시장을 뒤흔드는 지금, 해결책을 찾기 위해 <데일리토큰>이 김태림 변호사를 만나봤다.

Q. IT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IT 전문 변호사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하고,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배우기를 원하는 변호사라는 표현이 맞겠다. 학부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해 IT 분야가 친숙하고, 지인들이 스타트업, 벤처기업를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Q. 최근 코인이즈 거래소와 NH농협은행의 분쟁이 생긴 이유가 무엇일까? 

-가처분과 관련해 코인이즈의 인용결정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완결된 사건은 아니고 법적인 이슈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원에서 최초로 가상통화 시장에 대한 법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이 사건은 농협이나 정부에서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벌어지는 사회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소송에 승소와 패소는 있지만 승자와 패자는 없는 싸움이다.

새로운 사회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조정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가처분 인용결정 자체의 의미를 바라봐야 한다.

이런 일들이 왜 벌어졌는지 짧게 이야기 하면 정부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의 정책 모순이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가상통화 시장으로 인한 부작용이 많이 발생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정부의 입장, 정부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된다. 

가이드라인을 통한 은행의 판단도 이해된다. 구속력 있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반해서 행동을 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거래소 입장에서는 가처분이 거절되면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은행의 판단에 따라 사실상 거래소가 문을 닫게 된다.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거래소에 근무하는 거래소의 직원들, 직원의 가족들, 열심히 준비해 왔던 관계자들에 대해 법적인 근거 없이 문을 닫게 하는 것은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 부분에 대해 법원도 일정부분 인정을 해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Q. 이 사건을 계기로 거래가 막혔던 중소형 거래소가 법인계좌를 사용해 원화 입출금을 재개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번 가처분 인용결정으로 인해 가이드라인 자체가 무력화됐다고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다. 가이드라인의 유효성은 그대로다. 가이드라인에서 발생되는 정책 모순들은 조정이 필요하지만 의무적으로 지켜야할 규정이 있다. 이 규정들은 여전히 유효하고 의미 있는 자료다.

유효한 규정을 근거로 거래소에 대한 실사가 들어간다. 다른 거래소가 기준을 충족하면 계속 사업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겠지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 부분은 정리가 돼야할 것이다. 

Q. 거래소가 가져야 할 자정력에 대해 언급했는데,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지킬 의지와 능력이 있는 거래소만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가상통화 거래소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 정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한 규제, 법적인 규제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가이드라인이 아닌 법적인 근거에 따라 틀을 마련하면 예측가능성이 생긴다. 

거래소를 새로 운영하려고 시도하거나 기존 거래소를 운영하는 기업가는 앞으로 내가 준수해야 할 규정이 무엇이고 내가 극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예측하고 사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법적인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사업 방향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기회비용의 상실이 있다. 그런 면에서는 부작용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수단은 더 강력하게 가져가야 하고 예측가능한 법적인 형태의 규정이 있어야 한다. 

Q. 꼭 들어가야할 규제 내용 3가지를 꼽는다면?

-거래소 계좌가 자금세탁이나 사기 계좌로 이용당할 위험성이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 또 법인과 경영진의  계좌분리의 문제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것이다. 이들 문제가 거래소의 자율규제 혹은 정부의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표현됐지만, 이것들을 종합한 형태의 법률이 마련돼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Q. 다단계 형태의 가상통화 공개(ICO)가 진행될 때 현행법에서 어떤 부분에 걸릴 수 있을까.

-형법상 사기, 특정경제범가중처벌법에 대한 사기가 문제될 수 있고, 유사수신에 대한 문제도 생길수 있다. 이밖에 방문판매등에 관한 법률(방판법), 외국환거래법, 자본시장법이 대표적이다. 

ICO에 관한 정확한 규제 법규가 없는 상황에서 현행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들은 추가적인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주요하게 다뤄지는 이슈들은 열거한 이들 법률에 한정된다. 

Q. ICO로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따져보려면 무엇이 관건일까?

-ICO를 진행할 때 투자자들은 백서나 관계자의 이력을 중요하게 본다. 백서 발간 당시, 과연 관계자들이 말하는 비전을 실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쉽지 않은 문제다. 

Q. '백서 발간 당시 기망의 의사가 있었나'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내심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니 간접적인 형태로서 이 사람이 기망의 의사가 있었다는 부분을 검찰 측에서 입증해야 하고 변호인 입장에서는 변호인 입장에서는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방어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과거의 기술 수준만으로는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향후 진행되는 상황을 봤을 때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는 판단이 선다면 기망의 의사에 대한 부분은 희석될 것이다. 

Q. ICO가 다단계 형식을 취하는 것 자체가 방판법을 위반하는 것인가?

-법률상으로 다단계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니다. 다단계를 활용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이나 시도지사에 등록해야 한다. 다만, ICO 자체가 현재 허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ICO를 전제로 한 다단계 사업을 정부가 등록해 줄지는 의문이다. 

Q. 가상통화가 범죄자금의 은닉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범죄자금의 은닉에 대한 문제는 가상통화 거래소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존 금융권도 은닉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유관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거래소도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문제되는 부분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이런 문제는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다시 말해 가상계좌를 열어주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전향적인 판단과 정책적인 검토가 있으면 어떨까 한다. 

Q. ICO, 허용해야 할까?

-ICO와 관련해서 허용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문제부터 시작해서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대한 문제, 가상통화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관한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들이 정부의 정책 판단에 있어서 정부의 정확한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는게 정확한 표현이다.

왜냐면 정부 부처마다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이즈 가처분 결정에서 보듯이 법원이 어떤 새로운 현상에 대해서 전향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면 코인이즈와 농협 사건에 한정해서 일정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정 자체가 어떤 산업이 열릴 때 그것을 규제할 것인가 육성할 것인가 여러가지 정책 판단에 문제가 있겠지만 판단을 함에 있어서는 '정확한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진행을 해라'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싱가포르, 프랑스는 매우 전향적인 입법을 최근에 내놓았다. 프랑스의 대통령은 'ICO와 관련해 프랑스는 스타트업을 위한 국가가 되겠다'라고 말했고, 프랑스 재무장관은 '블록체인 혁명에 있어 선두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여러가지 ICO와 가상통화와 관련한 현 정부의 고민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제는 판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ICO, 가상통화 시장은 세계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걱정돼서 무조건 엄격하게 금지한다면 인적자원이나 물적자원은 결국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 시장을 초반에 선두하지 못하면 어떻게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지 우려된다. 최근 국회 차원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대한변협에서도 IT 전문 변호사들이 모여 이부분에 대한 전향적인 입법 촉구를 했었다.

시기를 두고 천천히 고민해야 될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촉박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향적으로 검토를 하되 부작용이 있는 부분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이야기를 진행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기회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렸으면 한다. 기회를 살리는 부분과 관련해 저 역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김태림 변호사는?

법무법인 비전 소속 변호사로 법조계에서 '공대 출신'의 특이한 이력을 가진 변호사다. 그는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그가 변호를 맡은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이즈((주)웨이브스트링)가 NH농협은행을 상대로 입금정지조치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을 법원이 지난달 29일 인용결정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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