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고수열전] 김재윤 디사이퍼 학회장
[블록체人 고수열전] 김재윤 디사이퍼 학회장
"세계적인 블록체인 학회를 꿈꾼다"
"서울대 학생 아니어도 환영! 열정만 있다면"
"탈중앙화? '조인(Join)과 리브(Leave)가 자유로운' 것"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8.1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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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일리토큰]
김재윤 디사이퍼 학회장이 지난달 17일 데일리토큰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데일리토큰]

"컨센시스(ConsenSys), IOHK(Input Output HongKong)와 같은 세계적인 연구단체가 되고 싶습니다."

김재윤 디사이퍼 학회장의 당찬 포부다. 디사이퍼는 올해 초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주축을 이뤄 만든 블록체인 학회다. 이들의 목표는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활발하게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회다운 학회'가 되는 것이다. 

이더리움을 연구하는 컨센시스와 카르다노의 개발팀인 IOHK처럼 '디사이퍼의 블록체인'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도 크다.

지난 8월 자체 컨퍼런스인 '디퍼런스'를 개최하며 대학교 기반 블록체인 학회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디사이퍼는 지난 반 년간의 활동에 만족하지 못한다. 자체 발굴한 결과물이 없다는 이유다. 

최근 2기 멤버를 선발하며 한 발자국 더 나아간 디사이퍼의 김재윤 학회장을 지난달 17일 <데일리토큰>이 만나봤다.

Q. 전기정보공학을 전공한 공학도가 블록체인 학회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학부에서 대학원 박사 과정까지 전기정보공학을 연구했다. 그러던 지난해 7월, 블록체인을 처음 접했다. 비트코인 투자에 재미를 붙였다가 투자 원금까지 모두 잃게 됐다. 분한 마음에 비트코인 논문을 찾아 읽은 것이 첫 시작이었다.

블록체인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정보도 부족했고 탐구를 하는 단체도 거의 없었다. '우리가 직접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뜻 맞는 친구들 다섯이 모여 직접 코인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배울 수 있었던 게 정말 많았다. 이후 열정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더욱 빠르게 배울 수 있겠다 싶어서 학회를 설립했다.

Q. 대학원 전공인 가상머신과 블록체인 사이에는 어떤 접점이 있었나.

-원래 프로그램의 실행 중간에 스냅샷을 찍고 이를 다른 디바이스에 전송해 상태를 이어받아 그대로 실행하는 연구를 해왔다. 

이더리움에서도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나서 상태(state)를 저장하고, 이 상태를 그대로 다시 실행하는 부분이 있다. 원래 하던 연구가 1:1이었다면 이더리움은 N:N이라고 볼 수 있다. 전공과 연계되고 확장성은 더 큰 분야인 것 같다.

Q. 디사이퍼라는 이름을 작명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 처음에는 탈중앙화를 뜻하는 디센트럴라이즈드(decentralized)의 앞 글자를 따 '디센트(decent)'라고 짓고 싶었다. 디센트란 단어가 '정직한'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스캠이 많은 이 생태계를 정화하자'라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

그러나 동명의 가상통화가 이미 존재해 어감이 비슷한 '디사이퍼'로 이름을 정하게 됐다. 탈중앙화와 암호(사이퍼,cipher)를 조합해 '블록체인의 암호를 풀어낸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이름에 매우 만족한다.

Q. 학회가 생긴 이후 타 학회에 비해 두각을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 1기 학회원들이 이유 없이 열심히 했다.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나' 생각하다 결론을 내렸다. 대부분 학회원이 대학원생이었다. 대학원생은 전공 분야에서 문제를 찾아 이를 해결하는 게 직업이다. 그러다 보니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문제를 찾고 해결방법을 탐구했다. 학부생처럼 공부가 목표가 아니라, 그저 답을 찾는 과정 중 하나가 된 것이 '열심'의 이유였던 것 같다.

Q.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라고 널리 알려져 있는데 서울대생이 아니어도 학회에 참여할 수 있나.

- 학력, 성별, 나이 전혀 상관 없다. '연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본다. 연구는 결국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다. 지원자들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블록체인의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물어봤다.

1기 선발 당시 쪽지시험을 봤었지만 대다수가 낙제점을 받았다. 정원 미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낙제점을 받았던 친구들을 모두 선발했다. 걱정이 많았지만, 모두 잘 해줬다.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 학회원들을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단 생각을 하게 됐다. 2기 구성원들 중에는 비(非)서울대생도 많다.

Q. 2기 선발 후, 학회 구성과 역할이 어떻게 변했나. 

- 현재는 대학원생이 1/3, 학부생 1/3, 블록체인 업계에 종사하는 직장인 1/3로 구성돼 있다. 초기시행했던 멘토 제도는 사라졌지만 학회원 각자의 전문 분야가 생겼다. 

나는 블록체인 코어 컨센선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학회 내부애서 스마트 컨트랙트에 특화된 벤처 기업도 탄생했다. 가상통화 컨설팅을 하는 토큰 이코노미 전문가도, 데이터베이스 쪽 연구 그룹도 있고, 이번에 교수가 된 친구도 있다.

 

지난 8월 개최한 자체 컨퍼런스 '디퍼런스'에서 김재윤 학회장이 연설하고 있다. [출처=디퍼런스]

Q. 문과생들도 디사이퍼 커리큘럼을 따라갈 수 있는지.

- 현재 교육과정을 테크와 이코노미 두 세션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많은 문과 친구들이 테크 세션을 수강하고 있다. 알려줄 사람은 많다. 본인의 열정이 중요하다. 

토큰 이코노미 자체가 코드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이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과생도 결국 코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두 세션을 통합해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 블록체인은 아직 신생 분야이기 때문에 노력하면 얼마든지 따라올 수 있다. 문과인 지역학을 전공 중인 1기 멤버 한명은 반년간 꾸준히 노력한 끝에 스마트 컨트랙트를 다룰 수 있게 됐다.

Q. 지난 8월 개최한 디퍼런스가 호평을 받았는데, 행사 개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은?

- 디퍼런스는 4월부터 계획했다. 컨퍼런스를 몇 곳 가봤는데, 실망스러웠다. 다들 강연보단 네트워킹에만 관심을 뒀다. 컨퍼런스를 여는 주최가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에 더욱 실망했다. 컨퍼런스를 여는 것이 그들의 성과이며 연사는 모두 외부 인사로 채운다. 

어디를 가도 똑같은 연사, 똑같은 주제, 똑같은 사업 얘기만 하는 것 같아 '의미 없다'고 느꼈다. 이에 우리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올바른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컨퍼런스를 열기로 결정했다. 우리와 같은 갈증을 느끼고 있었던 사람들이 디퍼런스는 '다르다'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디퍼런스 같은 행사를 열고자 하는 단체도 생긴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 2회 컨퍼런스는 좀 부담이 된다. 좋은 프로젝트, 좋은 성과가 있는 팀과 함께하고 싶다. 논문도 발표하고, 비전도 공유하는 학회다운 컨퍼런스를 만들고 싶다. 

Q. 앞으로 2기가 맡을 역할을 무엇인가.

- 지난 8월 자체 컨퍼런스인 '디퍼런스'를 개최하고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존 연구를 풀어 해석해서 대중에게 설명했을 뿐 그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2기 친구들과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년 정도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 같다.

Q. 디사이퍼가 보는 미래는 어떤 모습이고, 디사이퍼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 5~10년 뒤 우리 또래가 사회에서 중추 역할을 할 때는 산업 구조가 많이 바뀔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은 규제에 막혀 우버가 국내 진출을 못하고 있지 않나. 이런 규제는 기성세대를 보호하고 일자리 생성을 막는 것뿐이다. 만약 탈중앙화된 웹에서 탈중앙화 구조의 우버가 탄생한다면 특정 사업 주체가 없기 때문에 규제를 할 수 없다. 

지금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규제로 인해 망하고 있다. 하고싶은 게 있는데 국가가 규제로 막는다면 지금까진 마냥 기조 변화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나 P2P·탈중앙화 시스템에서는 '조인(Join)과 리브(Leave)'가 자유롭다. 무언가 하고 싶으면 즉시 할 수 있고 하기 싫으면 바로 떠날 수 있다. 산업 형태가 '개인'을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우리 세대가 이런 산업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김재윤 학회장은?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계속해 공학도의 길을 걸으며 같은 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동시에 서울대학교 블록체인학회 '디사이퍼' 학회장 직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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