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희룡 도지사 "제주 전역이 블록체인 특구...ICO도 허용"
[인터뷰] 원희룡 도지사 "제주 전역이 블록체인 특구...ICO도 허용"
제주, 글로벌 비지니스에 최적화...국부유출도 막아
ICO 단계적으로 허용...초기엔 제한적 기관투자부터
  • 우선미 기자
  • 승인 2018.10.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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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
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

차기 대권 잠룡들이 블록체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선두에 있는 것은 단연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다.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도 블록체인 특구 지정부터 현 정부가 제도화에 부정적인 가상통화 허용까지 제시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을 제주도 경제를 살릴 미래 먹거리로 본, 원 지사와 블록체인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블록체인, 왜 필요할까.

A.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다. 기존에 중앙 집중적으로 데이터가 관리되던 금융, 의료, 물류, 공공 등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중개자 없이 참여자 상호간 정보 교환과 검증이 가능해져 기존 프로세스의 간소화, 거래비용 절감이 가능해 질 것이다.

기술의 선도 개발과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이 꼭 필요하다. 제주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 대한민국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글로벌 산업을 선도할 것이다. 

Q. 블록체인 인재와 자금이 스위스 주크 등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에 블록체인 특구를 조성하면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을까.

A. 국부 유출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블록체인 인재들은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고 싶어도 못 한다. 가상통화 공개(ICO)를 위해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고 법률 자문, 현지인 채용 등으로 해외에서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 ICO에 대한 국제적인 수준의 규제와 기준을 제시하고 건실한 기업들이 ICO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면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부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제도적인 기반을 선도적으로 마련한 싱가포르·스위스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글로벌 기업이 몰리고 있다.

Q. 제주도 블록체인 특구는 어떤 모습일까.

A. 현재 제주도 블록체인 특구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도민, 산업계, 중앙정부와 지속적인 토론과 협의를 통해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몇가지 진행상황을 소개하면,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규제 경쟁력이 있는 ‘가상통화에 대한 법적인 기준’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업이 제주도에서 블록체인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물론 확립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할 것이다. 혁신적인 사업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금과 인력이 유입되면 블록체인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Q. 특구, 어느 곳에 조성할 계획인지?

A. 제주가 추진하는 특구는 정책자금을 대거 투입해 특정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방식이 아니다.  때문에 도내 특정 장소를 개발해 블록체인 기업이 들어올 건물을 짓는 모습은 없을 것이다. 

제주 특구는 '명확한 법적 기준'을 가진 제도적 공간을 의미한다. 굳이 물리적 공간을 말하자면 제주 전역이 될 것이다. 이런 관점은 혁신적인 모델로 이해해야 한다.

Q. 특구에 안착할 블록체인 기업은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할까.

A. 제주 블록체인 특구는 무분별한 ICO와 가상통화 거래 행위를 허락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선진국 수준의 명확한 제도와 기준을 만들자는 것이다.

제주는 ICO를 허용하자는 입장이지만, 무제한 허용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ICO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되 이를 검증해 단계적·점진적으로 허용범위를 넓혀 나가자는 것이다.

제주 특구에서 제시하는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지켜야 ICO와 거래소 영업을 할 수 있다. ICO를 추진하는 기업은 그를 통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사업 모델이 건실해야 한다.

초기에는 사기·자금세탁·투기 등 부작용을 없애고, 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해 투자자 보호조치를 취하거나 특정 기관투자자 등으로 제한된 형식의 ICO만 가능한 정도로 접근할 것이다.

거래소에 대해 제주는 자금세탁 방지, 고객 신원 확인, 보안조치, 장부거래 금지, 최소예치금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 것이다. 거래소는 제주가 제시하는 명확한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Q. '가짜' 블록체인 기술, 가상통화를 막기 위한 '규제 샌드박스' 가이드라인은 준비됐나.

A. 협의를 통해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초기 확정안에 담고 있는 내용은 단계적으로 ICO를 허용하고, 거래소에 대해서는 필수적인 규제를 포함한 기초안을 만들어 방향을 공유하고 의견을 듣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업계·학계와 초기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결과를 반영한 제주의 규제 방향과 가이드라인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Q. 입주 기업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A. 산업 전반을 육성하기 위해 입주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법인세 감면과 같은 세제 혜택뿐 아니라 일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재정 지원도 인센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의 원활한 인력 수급을 지원하고, 제주 청년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 인력을 양성해 블록체인 기업 취업을 지원함으로써 기업과 지역이 상생 발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주도가 제시하는 기준을 준수하려는 기업이 ICO 과정에서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경우 기관투자자·민간 크립토펀드 등의 자금이 입주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할 것이다.

Q. 글로벌 가상통화 거래소도 제주도에 유치할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협의된 거래소가 있는지?

A. 현재까지 특정 거래소를 대상으로 도내 유치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제주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산업과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여건 조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거래소나 관련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블록체인 허브도시, 제주'를 만들어 나가겠다.

Q. 특구가 조성되면 일자리 창출, 제주 경제 활성화가 가능할까.

A. 미국의 세계적인 IT분야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관련 시장은 2025년 200조원 규모에서 2030년 3400조원 규모로 성장해 불과 5년 동안 성장세가 10배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 블록체인 특구 조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속 가능한 성장은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 블록체인 특구가 조성되고,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가 입주한다면 우수한 인재 확보와 함께 일자리가 확대돼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컨퍼런스, 포럼 등 다양한 행사도 MICE 산업에 강점이 있는 제주에 연관 산업의 성장 효과도 발생할 것이다. 그 외에도 법률 서비스, 벤처캐피탈 등 다양한 연관 산업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현재 가상통화의 모호한 법적 정의가 규정되면 과세 기준 정립을 통한 세금 부과가 가능하며, 특구 내에서 진행되는 양성적인 ICO 및 가상통화 거래가 활성화되는 경우 세수도 증대될 것이다.

Q. 제주도가 서울, 판교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는데, 해결 방안이 있나.

A. 제주는 특별자치도이고,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다른 시·도와 법·제도적 차별성으로 블록체인 관련 글로벌 비즈니스를 꽃 피우기에 최적지다.

제주도가 추구하는 블록체인 특구는 규제특례 적용을 통한 제도적 기반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금융 모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토큰 이코노미'의 경우 물리적인 측면보다 제도적 측면이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제주가 가진 제도적 자율성을 통해 토큰 이코노미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활로를 터준다면 기존 IT 기업이 밀집한 서울, 판교보다 강점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제주 블록체인 특구는 제주가 특구로 지정되면 타 지자체는 배제돼야 한다는 제로섬적 관점이 아니다. 제주에서 갖춘 제도적 기반을 통해 블록체인 기업이 초기 단계를 지원하고, 연구·개발 등 다양한 기업의 활동은 서울, 판교, 해외로 진출해 마음껏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Q. 제주도 내 리더들의 공론화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까.

A. 블록체인 특구의 성공을 위해서는 리더뿐 아니라 '도민 공감대'가 중요하다. 문제점과 우려가 해소되는 초안이 도출되면 도민에게 공개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도민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현재는 초기적 공론화 단계다. 우선 내부 공직자를 대상으로 수차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도내 관련 행사, 정책 토론회, 전문가 토론회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과 특구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해왔다.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공론화를 위해 매체를 통한 특집 프로그램 제작, 토론회 개최, 세미나 개최, 홍보물 제작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설명할 계획이다. 제주의 특구 방향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도의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 향후 제주의 신청안이 최종적으로 마련되면 중앙정부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


*원희룡 지사는

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는 올해 55세(만 54세)로, 제주도 서귀포시 출신이다. 중문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에서 공법학을 전공했고 경남대학교에서 북한대학원을 수료했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고, 연이어 제17대,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해 '3선' 뱃지를 달았다.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당선됐고, 2018년에는 무소속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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