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이 상식백과] 증권법 위반 감별사 '호위 테스트'
[코린이 상식백과] 증권법 위반 감별사 '호위 테스트'
  • 윤해리 기자
  • 승인 2018.10.29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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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거래소 지닉스가 공개한 가상통화 상품 'ZXG 크립토 펀드 1호'에 업계 관심이 쏠렸습니다. 12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죠. 인기에 힘입어 지닉스는 곧바로 크립토 펀드 2호를 출시하고자 했으나 금융 당국의 자본시장법 위반 경고에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요. 많은 미국의 투자사들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있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증권법 위반인데요. 대체 가상통화가 어떤 점에서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건지 한 번쯤 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오늘은 SEC가 증권법 위반 여부를 판명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는 '호위 테스트(Howey Test)'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호위 테스트

[출처=미 연방 대법원 홈페이지]
SEC와 호위 간 소송 [출처=미 연방 대법원 홈페이지]

SEC가 증권법 위반 여부를 판별할 때 사용하는 가이드라인입니다. 

특정 거래가 호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증권으로 간주되고 증권법에 따라 법률이 정한 정보 공개와 등록 요건을 따라야 합니다.

이 명칭은 무려 70여년 전인 1946년 SEC와 호위(Howey) 간의 소송에서 유래됐습니다. 소송의 발단은 바로 '오렌지 농장' 이었는데요. 

당시 미국 플로리다에 대규모 오렌지 농장을 운영하던 호위 사(社)는 사업 확장에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사람들에게 농장을 분할해 매각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직접 오렌지를 재배 할 필요 없이 농장 운영을 전적으로 회사에 맡기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매각한 토지를 다시 회사에 임대해주고 임대료와 오렌지 재배 소득의 일부를 얻을 수 있도록 했죠.  

대법원은 호위 테스트에 따라 이를 '투자 계약' 으로 간주, 증권신고서 제출이 없는 계약 체결이 '증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호위 테스트 기준 항목

호위 테스트 기준은 4가지인데요. ▲투자금 ▲투자 행위 ▲투자금이 출자된 공동 사업 ▲제3자의 노력에 따른 투자 기대 이익이 있을 경우 증권법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바로 마지막에 있는데요. 투자자들이 기업의 이익 창출에 직접적으로 기여를 하진 않으나 미래에 창출될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를 할 경우 증권 거래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1946년 당시 대법원도 오렌지 농장을 산 사람들이 농사를 직접 짓는 것이 아닌, 제3자(기업)의 노력에 따라 투자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증권법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거죠. 

◆그렇다면, 호위 테스트와 가상통화가 무슨 관계인가요?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호위 테스트는 자본, 자산 및 현금을 비롯해 서비스까지도 '투자금' 범주에 포함합니다. 또한 투자자들이 특정한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투자 계약을 맺은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투자 행위가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죠. 

ICO는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성격의 자금 모금 행위이기 때문에 그 사업에 대한 공동 출자의 성격을 띄게 됩니다. 따라서 가상통화를 발행한 기업 대부분은 세 가지 조건에 포함될 수밖에 없죠. 

◆가상통화는 증권법 규제 대상?

마지막 조건을 놓고 의견이 분분 한데요. SEC는 가상통화 투자자들이 직접 사업에 기여하지 않고도 배당금 등을 통해 미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할 경우 증권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 경우 가상통화가 기업의 주식, 채권 등과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라고 불리죠. 

실제로 제이 클레이튼 SEC 의장은 지난 4월 미국 프린스턴대 강연을 통해 "세탁을 하기 위해 세탁기에 투입하는 토큰은 '유틸리티 토큰'이지만 이러한 토큰을 10개로 묶어 미래에 새로운 빨래방 체인에 사용할 수 있다"며 "향후 구입가보다 더 비싸게 다른 투자자에게 팔아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이를 유가증권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인을 소유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실제로 사용하면서 생태계 확장에 기여한다고 해석한다면 호위 테스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상통화가 왜 증권법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이해가 좀 되셨나요? 

사실 호위 테스트가 1940년대에 정해진 가이드라인인 만큼 가상통화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보다 가상통화 속성을 고려한 증권법 규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건전한 시장 조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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