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고수열전] 블로코 이진석 공동대표
[블록체人 고수열전] 블로코 이진석 공동대표
"마케팅 아닌 기술로 승부 통했다… 블록체인 상용화 힘쓸 것"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8.10.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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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이진석 블로코 공동 대표가 데일리토큰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데일리토큰]

블로코(Blocko)는 블록체인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지난 2014년 설립됐다.

대중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사명(社名)이지만 업계에선 조용한 강자로 통한다. 전북은행, 롯데카드, 현대자동차 등의 굵직한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몇 안되는 블록체인 기업이다.

블로코의 이진석 공동대표는 이를 두고 블록체인 기술력 확보를 우선으로 했던 전략적 판단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선 투자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스타 CEO' 영입 같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블로코는 처음부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블록체인 원천 기술 개발 및 확보에 주력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각종 계약 수주 및 투자 유치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올해 초에는 홍콩에 법인을 둔 아르고 재단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관을 상대로 한 토큰 판매도 성공적이었다. 지난 5월에는 삼성 벤처투자 등으로부터 약 100억원을  투자 받기도 했다.

지난 5일 분당에 위치한 블로코 본사에서 이진석 공동대표를 만나 대기업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전략과 향후 사업확장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블로코는 블록체인 산업이 활발하지 않았을 시기인 2014년 설립됐다. 시기가 빠른 편인 것 같은데?

- 대부분의 창립멤버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2014년경 비트코인을 알게 됐고 그 저변에 있는 블록체인에 주목했다. 돈을 주고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지만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집중하며 블로코를 설립하게 됐다.

Q. 본래 데이터베이스 전문가였는데, 블록체인 업계로 들어온 특별한 계기가 있나?

- 정확하게 말하면 분산 데이터 베이스 연구원이었다. 창립자인 김원범 공동대표가 비트코인을 알려줬다. 블록체인은 모든 노드가 공평한 지위를 갖고 있어 분산 전문가들에게 하나의 장애물로 여겨지는 마스터 노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모든 노드가 정보를 분산 저장하고 위변조 여부를 확인해 신뢰도를 끌어올릴 수 있어 매력적이다. 분산 시스템의 계보를 잇고 현 기술의 난제를 풀어낼 수 있는 요소를 가졌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

Q. 전북은행은 블로코의 첫 1금융권 고객이다. 유치까지 쉽지 않았을 텐데?

-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1위인 티맥스 소프트에서 근무하며 대기업에 사업을 전달하는 방법을 배웠었다. 전북은행의 수주를 따 내기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리소스, 기술을 보여줬으며 모든 직원이 이 작업에 매달렸다.

게다가 공인 인증서를 대체하는 생체 로그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많은 검증을 받아야 했다.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금융보안원 등과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Q. 이후 롯데카드, 신한금융그룹 등 대기업과 금융 기업을 고객사로 잇따라 추가했다. 비결은?

- 최근 업계에 유행처럼 부는 사업 스타일이 있다. 힘들게 수행해야 하는 구축형 프로젝트를 지양하고 스티브 잡스처럼 스타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CEO를 배출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방식보다 좀 더 전통적으로 돌파하자고 다짐했다. 고객사 중 한 곳에서 ‘블로코에서는 벤처 붐 당시 기술력 하나만 믿고 덤비던 옛 벤처기업의 냄새가 난다’라는 말도 들었다. 이런 요소들을 통해 대기업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진석 블로코 공동 대표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데일리토큰]

Q. 최근 블록체인에 대한 기존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업계에서 달라진 시선을 느끼는지?

- 기존에는 많은 기업이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을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에나 만질 수 있는 기술로 인식했었다. 이 기술을 현실에서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사업 시작 당시에는 이 기술이 언제 꽃피울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다. 태평양에 떠 있는 조각배 같은 느낌이었다. 노를 젓는 데는 한계가 있고 순풍이 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다행히 금융권을 포함해 우리나라에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기 때문에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국내 라이벌로는 아이콘루프, 글로스퍼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블로코만의 강점 또는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

- 매우 소중한 파트너들이다. 이들이 있음으로써 우리가 하는 일이 맞는 일이라는 확신을 할 수 있었고 하나의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우리만의 특색이라고 한다면 회사로서는 가장 고역인 경쟁 입찰(RFP) 부분에 뛰어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거대 기업과 경쟁해 대부분의 사업을 따냈다.

Q. 글로벌 시장에서는 IT 공룡인 IBM, 오라클 등이 블록체인 업계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블로코만의 전략을 설명하자면.

- 기존 회사가 잘하는 부분이 있고,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잘하는 영역은 또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필 자마니(Phil Zamani) 아르고 CEO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 자마니 CEO는 레드햇 리눅스에서 유럽, 중앙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총괄을 역임했다.

레드햇 리눅스는 변방에서 출발해 현재는 금융권을 점령한 오픈소스다. 이미 한번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인사기 때문에 블로코와 아르고가 세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Q. 우리 삶에 이미 블록체인이 적용됐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

- 가상통화를 거래하는 많은 이들이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블록체인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북은행, 롯데카드 앱 지문인식 로그인에도 블록체인이 적용돼 있다. 또 현대자동차 와도 전자문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이다.

Q. 벤처 투자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버스 ICO를 진행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ICO라기보단 아르고 재단이 만드는 퍼블릭 체인 상에서 사용할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한 것이다. 퍼블릭 세일은 진행하지 않았다. 펀드 등 일부 기관에만 소량의 토큰을 판매했다.

돈이 필요해서 퍼블릭 체인을 만들고 토큰을 판매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구축해온 프라이빗 체인만으로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와 궁합이 잘 맞는 아르고 재단과 함께 퍼블릭 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가상통화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현하고 기존 시스템에 녹아들 수 있는 범용성 있는 4세대 블록체인을 만들고 있다.

Q. 최근 '블로코xyz'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는데?

- 회사 규모가 커지며 초기에 갖고 있던 스타트업 특유의 분위기가 없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경력 인력도 충원하며 대기업 문화가 조금씩 생기게 됐다. 이에 스타트업 장점을 살리고 그에 맞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블로코xyz는 현재 개개인이 블록체인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갓츄(Gotchu)'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블로코와 유사한 이름을 갖고 있는 유사 업체들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블로코 뒤에 xyz를 붙여 사명을 완성했다.

 

*이진석 대표는?

이진석 대표는 분산 데이터베이스 개발자 출신으로 티맥스소프트 추론 엔진을 개발했다. KT하이텔, SK플래닛 등 다양한 기업의 솔루션을 개발한 후 최고 기술 책임자(CTO)로 블로코에 합류했다. 현재는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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