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이 상식백과] '거래하면 토큰 받는' 채굴형 거래소
[코린이 상식백과] '거래하면 토큰 받는' 채굴형 거래소
  • 윤해리 기자
  • 승인 2018.09.13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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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래소들이 '트레이딩 마이닝'을 새로운 사업 모델로 제시하면서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트레이딩 마이닝이란 거래소에서 자체적으로 토큰을 발행하고 사용자가 거래를 할 때마다 토큰이 채굴될 수 있도록 한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채굴된 토큰을 '마이닝 토큰'이라고 하죠. 거래소들은 고객들에게 마이닝 토큰을 수수료 환급 형태로 돌려주면서 거래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마이닝 거래소는 언제 등장했나요?

지난 5월 채굴형 거래소 '에프코인(Fcoin)'이 출범했다. [출처=에프코인]
지난 5월 중국 기반 신생거래소 '에프코인(Fcoin)'이 채굴형 거래소 사업모델을 처음 도입했다. [출처=에프코인]

지난 5월 중국의 신생 거래소 에프코인(Fcoin)은 채굴형 거래소(마이닝 거래소)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습니다. 에프코인은 후오비(Huobi)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이 설립한 거래소로 주목을 받기도 했죠. 

바이낸스나 후오비 등 기존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은 자체적으로 토큰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바이낸스코인(BNB) 후오비 토큰(HT) 등이 대표적이죠. 거래소들은 고객들에게 에어드롭이나 거래 수수료 할인 등을 통해 자체 발행 토큰을 분배해왔습니다.

에프코인 거래소도 자체 토큰인 에프티 코인(FT)을 발행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에프코인의 정책도 기존 거래소들과 별반 다르지 않죠. 

에프코인은 여기에 '트레이딩 마이닝'을 차별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사용자들이 지불한 거래 수수료 100%를 자체 발행한 에프티코인(FT)을 통해 돌려받도록 했죠. 또한 에프티 코인(FT) 보유량에 따라 사용자들에게 거래소 수익 일부를 돌려주겠다고 밝혔죠. 사용자들이 거래를 활발히 할수록 수익 배당금도 커지는 형태입니다. 

거래소는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닌 거래소가 보유한 마이닝 토큰 가치 상승을 수익모델로 삼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까지 '수수료 환급'은 가상통화 시장에선 꽤 매력적인 '당근'으로 여겨지고 있지요. 

◆채굴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많은 전력과 컴퓨팅 파워가 소모되는 채굴을 어떻게 일반인들이 할 수 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요. 생각보다 매우 간단합니다. 

마이닝 거래소에서만큼은 거래=채굴이라는 등식이 성립됩니다. 거래량이 많은 사용자일수록 더 많은 마이닝 토큰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에프코인 거래소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에프티코인(FT)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에프티코인(FT) 화이트백서의 토큰 배분 계획 [출처=에프코인 홈페이지]
에프티코인(FT) 화이트백서의 토큰 배분 계획 [출처=에프코인 홈페이지]

백서에 따르면 에프티코인(FT) 발행량은 총 100억개입니다. 발행량의 51%는 사용자들에 의해 채굴되며 커뮤니티 보상으로 돌아갑니다. 

나머지 31%는 에프코인 펀드(23%)와 에프코인 거래소(9%)에서 나눠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에프코인 파트너사가 9%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5%는 프라이빗 세일을 통해 판매됐죠.

◆토큰은 어떻게 분배되나요?

A라는 사용자가 거래소에서 100이더(ETH)을 구매했다고 가정해 볼까요? 거래소 수수료가 0.1% 정도라면 100ETH 구매 시 0.1ETH를 거래소에 지불해야 하죠. 이때 채굴형 거래소에서는 0.1ETH 상당의 마이닝 토큰을 사용자에게 돌려줍니다.

에프코인 거래소 홈페이지에서 12일 오후 6시 기준 에프티코인(FT)은 0.00017583ETH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에프코인 홈페이지]
에프코인 거래소 홈페이지에서 12일 오후 6시 기준 에프티코인(FT)은 0.00017583ETH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에프코인 홈페이지]

대표적인 마이닝 토큰인 에프티코인(FT)은 12일 오후 6시 기준 거래소 홈페이지에서 0.00017583ETH에 거래되고 있네요.

세부적인 정책은 거래소마다 다를 수 있지만 토큰 분배 구조의 큰 틀은 유사합니다. 거래량에 따라 마이닝 토큰을 분배해주는 형태입니다. 500ETH를 구입한 사용자는 0.5ETH에 상당하는 토큰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니 많이 거래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페이백을 받을 수 있겠죠. 

그러나 이는 일종의 유사 ICO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거래 수수료를 내고 거래소 플랫폼 토큰을 돌려받는 구조는 ICO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었죠. 
 
그러나 채굴형 거래소의 등장이 시장에 미친 파장은 엄청났습니다. 

채굴형 거래소 1세대격인 에프코인이 설립 두 달 만에 바이낸스, 후오비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을 제치고 ‘거래량 1위’라는 타이틀을 빼앗아버렸으니 말이죠. 지난 7월 7일 코인마켓캡 기준 에프코인 일일 거래량은 약 80억달러(한화 약 8조9000억원)을 넘어서며 바이낸스(1조 1467억원), 오케이엑스(1조93억원) 거래량을 8배 차이로 압도했습니다. 

◆채굴형 거래소가 정말 대세인가요?

[출처=코인제스트]
캐셔레스트 거래소 홈페이지에서 마이닝토큰인 캡(CAP)의 채굴량과 시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캐셔레스트 홈페이지]

에프코인이 단기간에 엄청난 거래량 상승으로 관심을 받자 타 거래소들도 앞다퉈 이 사업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기존 거래소들도 자체 발행한 토큰을 '트레이딩 마이닝'을 통해서 얻을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고 있는 추세죠. 

해외에서는 에프코인을 필두로 코인베네, 비트소닉, 비트지, 비케이이엑스, 바이텍스 등이 채굴형 거래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에 최근에는 대형 거래소인 오케이엑스와 바이낸스도 마이닝 거래소 육성을 선언하게 됩니다. 오케이엑스는 일부 업체를 선정해 채굴형 거래소 형태로 운영하는 조건으로 기반 기술 및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오케이 파트너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바이낸스도 '바이낸스 디지털 자산 제휴 프로그램'을 통해 신생 채굴형 거래소를 키울 계획을 가지고 있죠.

국내에서도 채굴형 거래소 모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캐셔레스트는 마이닝 토큰 캡(CAP)을, 코인제스트는 코즈(COZ)를 발행했습니다. 체인파트너스가 운영하는 데이빗도 이달 중순 오픈을 앞두고 채굴형 거래소로 노선을 변경했죠.

◆채굴형 거래소는 마냥 좋은 것 아닌가요?

에프코인 거래소에서 마이닝토큰인 에프티 코인(FT)의 총 발행량과 시중 유통량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에프코인 홈페이지]
에프코인 거래소에서 마이닝토큰인 에프티 코인(FT)의 채굴량과 시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에프코인 홈페이지]

그러나 채굴형 거래소가 마냥 좋은 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량 부풀리기 및 토큰 소진될 시 가치가 하락하게 되는 등의 문제점도 존재하죠. 

채굴형 거래소에서는 토큰을 얻기 위한 거래량 부풀리기가 비일비재하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있습니다. 채굴형 거래소 자체 사업 모델 특성상 사용자들의 투기 수요를 자극한다는 거죠. 더 많은 토큰을 얻기 위해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자전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채굴이 모두 끝나게 되면 트레이딩 유인을 잃은 사용자들이 거래소를 떠나게 되고 이 경우 거래량은 급감하게 됩니다. 

마이닝 토큰 발행이 증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위험도 있습니다. 마이닝 토큰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은 보유량에 비례해 거래소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배당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증권형 토큰으로 취급될 소지가 있습니다. 국내법상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된 거래소들이 한국은행 등 금융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증권형 토큰을 발행한다면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죠. 

또한 채굴형 거래소의 사업 모델은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마이닝 토큰은 채굴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발행된 토큰이 모두 채굴된다면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보상도 끝나게 되죠. 이 경우 토큰 가치는 담보될 수 없습니다. 채굴량이 소진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토큰 공급량은 많아지나 유동력은 떨어지고 수요가 줄면서 토큰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죠. 

코인마켓캡 기준 12일 오후 2시 에프티코인(FT)은 약 49억개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채굴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현재 대부분의 마이닝 토큰이 이미 채굴된 상황입니다. 

12일 오후 6시 코인힐스 기준 에프코인 거래소는 총 거래량 부문에서 17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코인힐스]
12일 오후 6시 코인힐스 기준 에프코인 거래소는 총 거래량 부문에서 17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코인힐스]

채굴 종료 이후에 대한 우려는 이미 시장에서 거래량을 통해 반응하고 있습니다. 최근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죠. 한때 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에프코인 거래소는 현재 세계 거래량 17위(12일 코인힐스 기준)까지 떨어졌죠. 

◆ ‘토큰도 주고 정책 결정권도 준다’는 3세대 거래소

거래소에서 자체 토큰을 발행해 플랫폼 내에서 거래 수수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바이낸스나 후오비 등을 마이닝 토큰 1세대라고 본다면 트레이딩 마이닝을 사업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에프코인을 2세대라고 분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채굴형 거래소들은 마이닝 토큰의 사용법을 다방면으로 확대해 생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토큰 보유자에게 거래소 주요 정책 의사결정을 맡기는 '분권형 거버넌스'를 채택하는 3세대 채굴형 거래소들이 등장하고 있죠. 

[출처=비고고 홈페이지]
[출처=비고고 홈페이지]

중국의 비고고(BGOGO) 거래소가 대표적입니다. 비고고는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슈퍼 노드 제도를 도입합니다. 슈퍼 노드는 거래소의 마이닝 토큰 비고고토큰(BGG)를 많이 보유한 상위 계층으로 이들은 코인 상장, 수수료 등 거래소 정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죠. 마이닝 토큰이 모두 채굴된 이후에도 사용자들이 토큰을 지속적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출처=코인제스트 홈페이지]
[출처=코인제스트 홈페이지]

국내 채굴형 거래소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인제스트는 마이닝 토큰인 코즈(COZ) 보유자들에게 상장 투표권을 차등적으로 부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거래소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에어드롭 이벤트에서도 코즈 보유자가 우선 배분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죠. 

채굴형 거래소는 미래는 결국 현재 ‘보상’에 그 초점이 맞춰진 환급형 토큰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에 달려 있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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