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고수열전]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센터장
[블록체人 고수열전]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센터장
"페이스북에 밀린 싸이월드 잊었나…블록체인도 같은 상황 맞이할 수 있어"
"정부는 규제, 학계는 인재 육성, 업계는 윤리성 확립에 힘써야"
  • 노윤주 기자
  • 승인 2018.07.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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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센터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데일리토큰]
13일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센터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데일리토큰]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싸이월드가 후발주자인 페이스북에 밀려 사라졌다. 블록체인에서도 이런 역사가 반복될까 걱정된다. 블록체인 관련 산업 육성에는 실패하고 인프라만 잘 구축된 나라로 뒤처질 수 있다."

이달 중순 <데일리토큰>이 만난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센터장은 작금의 한국 블록체인 산업이 '골든 타임'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크고 작은 정책적인 결정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더이상 남이 하는 것을 관망하다 갑자기 벤치마킹 하는 속칭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블록체인 업계에선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16년 국내 대학 최초로 블록체인 연구기관을 설립, 그간 정부 규제의 부재를 지적하며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앞장서 강조해 온 인물로 알려진 박성준 교수는 "블록체인 산업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는 이미 갖춰져 있다"며 "하루 빨리 산업의 기초 틀을 갖추고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의 정책 수립, 교육 기관의 인재 육성, 업계의 윤리성 확립을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박성준 교수는 이날 블록체인 강국이 되기 위해선 패스트팔로워가 아닌 퍼스트무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데일리토큰]
박성준 교수는 이날 블록체인 강국이 되기 위해선 패스트팔로워가 아닌 퍼스트무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데일리토큰]

Q. 한국이 퍼스트 무버, 즉 블록체인 선진국이 되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 우리나라는 인터넷 진흥 정책을 펼친 경험이 있다. 그 결과 IT 인프라 구축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하지만 업계 선두주자인 페이스북, 구글이 한국 기업은 아니지 않나? 이는 인프라 위에 올라가는 산업 육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규제 혁신과 법제도 개선이 수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보다 먼저 등장했지만 사라지고 말았다. 이를 되풀이 하면 안된다. 정부에서는 블록체인은 활성화하고 가상통화는 규제한다고 하는데 학자 입장에서 볼 때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분리될 수 없다. 말이 안 맞는다.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또 실패해서 인프라만 잘된 나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Q. 금융 당국은 블록체인과 가상통화 두 산업에 대해 완전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상통화는 규제하고 블록체인은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인프라와 산업 육성 두가지 분야에서 모두 성공해야 한다. 정책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두 가지다. 먼저 가상통화와 블록체인을 동시에 육성하고 폰지 사기 등 그에 따른 부작용에는 규제책을 세워야 한다.

두번째는 규제 혁신이다. 블록체인 서비스를 할 수 없게 하는 법제도를 과감하게 개선하던지 철폐했으면 좋겠다. 그게 요즘 말하는 혁신성장, 규제개혁이다. 정부에서 조금 더 전향적으로 가상통화를 바라봐 주셨으면 한다.

Q. 정부가 ICO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이다. 가상통화에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보수적인 것을 넘어 ICO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정부에서 ICO를 조금 오해하는 것 같다. 비트코인은 법정화폐가 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가상통화의 목적이 아니다. 블록체인으로 창출되는 경제 생태계에 일종의 지불수단일 수도 있고 자산일 수도 있는 것이다.

ICO 규제는 풀릴 것으로 본다. 금융권을 제외하면 모두 ICO를 허용하라고 한다. 이번 국회 4차 산업혁명위원회도 정부에 ICO 허용을 건의했다. 현재 국회에 블록체인, 가상통화 관련 법안이 상당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노력이 계속되다 보면 사회적인 토론의 장이 만들어지고 합의가 도출 될 것이다.

Q. ICO 규제로 인해 국내 프로젝트들이 홍콩, 싱가폴 등 해외로 법인을 이전해 ICO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기술, 인력 누출 등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데?

- 기술 유출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외국에서 ICO를 진행하게 되면 그 국가의 청년들을 고용해야 한다. 스위스 같은 경우는 3명 이상, 싱가폴 같은 경우는 기업의 국적 직원과 싱가폴 직원 수를 동일하게 고용해야 한다.

국부 유출도 문제다. ICO 수익에 대한 세금을 외국에 내고 있다. 왜 한국인들이 자기 사업을 하면서 타국에 세금을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국내 기업인들이 자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Q. 일자리 창출은 어떤가?

-블록체인만의 일자리 생태계가 있다. 이를 블록체인 기반 저비용 창업 생태계라고 부른다. 이것을 활성화 시키면 창업의 기회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스위스 추크(Zug)가 블록체인 특구화를 진행하며 새로 생성된 일자리가 11만개라고 한다. 정부에서 블록체인을 단순한 기술로만 보지 말고 이것이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 등 부수적 효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Q. 코인레일 이후 대형 거래소인 빗썸까지 해킹을 당했다. 결국 최종 피해자는 투자자다.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해킹은 일단 거래소들의 잘못이다. 이렇게 큰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는 당연한 노력이다. 해킹방지와 정보보호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물론 해킹을 방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술적인 정보보호 대책은 물론 관리적인 측면은 더더욱 중요하다.

일단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 시장을 인정해야 한다. 

코스피가 있고 비상장 주식회사들의 자본 윤활을 위한 거래시장이 있듯 각 주식 시장은 각자의 목적과 역할이 있다.

가상통화를 제4의 거래시장으로 인정해야 하고 그에 맞는 제도나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해킹사건이 거래소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사고 확률을 줄이려면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거래소를 무법지대에 1년 넘게 방치 중이다.

 

박성준 교수가 인터뷰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데일리토큰]

Q. 거래소가 은행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보안 수준을 비교하자면?

- 금융망이나 코스피는 국가 전산망 보안 규정이란 게 있다. 은행망은 은행망에 따른 정보보호 기준이 따로 있다. 가상통화 거래소는 없다. 

업체 자율에 보안을 맡긴다는 것은 헛된 희망일 뿐이다.

또다른 문제는 업체가 보안망을 구축하고 싶어도 경험이 없어서 못한다. 

시간을 두고 종합적으로 보안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적절한 보안 레벨을 찾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제도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해킹 문제는 반복될 것이다.

Q.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연구센터는 지난 2016년 국내 대학 최초로 출범한 블록체인 연구 기관이다. 최초는 모험의 동의어인데. 설립 이유는?

- 블록체인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봤다.

현재 한국은 청년실업, 사회 신뢰도 하락 등 여러 문제를 갖고 있다. 블록체인은 이런 문제들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교육기관으로 서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봤다.

Q. 동국대가 정규 석사과정을 신설했다. 타 대학들의 블록체인 전공 신설도 잇따라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 업계가 겪고 있는 개발자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을까?

- 신설 목적이 바로 그것이다. 학교가 해야 할 일은 블록체인에 대한 원천 기술과 그 원천 기술을 가진 학생들을 블록체인 전문가로 양성하는 것이다.

개발자 구인난을 해결 하려면 전문 인력 양성 정책이 있어야 한다. 정책이 생기면 3~4년 후에는 한국도 블록체인 전문 인력이 풍부한 강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동국대만이 갖고 있는 장점은?

-블록체인 전공을 만든 게 동국대가 최초는 아니다. 그러나 다른 학교들은 블록체인 원천기술 측면보다는 서비스 쪽에 주안점을 두는 것 같다.

교육기관으로서 주안점은 원천기술에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천기술을 중점으로 하고 서비스는 부수적으로 가르치려 한다.

Q. 박성준 교수에게 블록체인이란?

-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청년들의 희망'이다. 블록체인은 우리가 직면한 사회,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더불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구현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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