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고수열전]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블록체人 고수열전]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하반기 정부 관계자들과 가상통화 관련 법안 논의할 것….긍정적 변화 기대"
  • 김혜정 기자
  • 승인 2018.07.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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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이 데일리토큰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데일리토큰]
19일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이 서울 강남구에서 데일리토큰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데일리토큰]

“현재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결국 명확한 가이드라인의 부재에 있다. 기업들의 노력에 대해 평가 하기 전에 그들이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의 말이다. 지난 1년간 국내 블록체인협회 중 가장 굵직한 기업들을 회원사로 유치, 정부와 업계 사이 의견을 조율하는 한편 블록체인 생태계가 빠르게 국내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김 이사장의 의견에서 볼 수 있듯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업계는 규제라는 이정표가 없어 방황 중이다. 국내에선 ICO는 금지하고 있지만 관련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속출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몰타나 싱가포르로 터를 옮기고 있어 자본과 인력 유출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데일리토큰>이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을 만나 국내 블록체인 규제 현황과 향후 업계의 방향성에 대해 물어봤다.

Q.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작년 8월 4일 20여개의 발기인 단체들로 출발해 거의 다음 달이면 1년이 되는 협회다. 80여개의 회원사가 있는데 한국 블록체인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거번테크나 글로스퍼 등 핵심 블록체인 기업은 물론 우리은행, 삼성전자, 한전, 다음카카오 등 다양한 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 명칭에서 드러나듯 국내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문 인력을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가상통화라고 하면 아직까지 '투기'라는 인식이 짙다. 투기일까 투자일까?

둘 다 혼재된 것 같다. 투자자 입장에서 백서를 읽고 정확한 정보를 습득한 뒤에 하는 것은 투자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투자대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주변 사람들의 말만 믿은 채 일확천금을 꿈꾸면 투기가 되는 것이다. (산업) 초창기에는 어쩔 수 없이 이와 같은 혼란의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난겨울을 지나면서 투기적인 의미에서 서서히 투자의 의미로 변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블록체인과 코인 열풍이 불면서 협회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단 환영한다. 한두 개의 협회가 우리 사회의 블록체인 목소리를 모두 대변하는 것은 어렵다. 초창기에 다양한 조직이 만들어져서 그들 나름대로 이해한 것을 대변하는 경쟁적인 구도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지속 가능성을 갖고 있느냐, 순수한 뜻에서 출발했느냐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과 국가의 입장에서 어떤 협회가 신뢰를 줬는지 지켜보면 될 것 같다.

Q.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가 갖는 차별성은?

우선은 순수하게 회원사의 이해와 요구에 의해서 출발했다는 측면에서 다르다. 또 가상통화 거래소보다는 직접 산업계에서 활동하는 회원사들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그쪽은 거래소가 주축이 되어 있다면 우리는 거래소를 건축하거나 설계하고, 운영하는 데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기술자 그룹들과 산업계의 다양한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면에서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 

Q. 지난 5월 협회에서는 블록체인기본법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미국 버몬트주의 H868법안을 참고한 이유가 궁금하다.

버몬트주의 H868 법안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블록체인으로 된 기록 자체를 법적인 증거로 쓸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기술의 정당성을 법적으로 보증하고 확보해준 법안이기 때문에 (H868 법안을) 근간으로 삼았다. 블록체인으로 증명된 부분이 국가적으로도 증빙할 수 있으며 법적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블록체인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초석을 만들 수 있는 근간이다. 다양한 (미국 내) 법 중에서 버몬트주의 법이 가장 먼저 블록체인 산업의 장점을 제도적으로 반영했다.

 

19일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이 데일리토큰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데일리토큰]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국가가 책임 있는 틀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사진=데일리토큰]

Q. 최근 거래소 해킹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다른 협회에서 자율규제 심사 결과를 내놨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알맹이가 있다 없다'를 얘기하기 전에 거래소의 문제는 국가가 나름대로 책임 있는 틀을 만들어 줘야 한다. 현재 국가 법상으로는 (거래소를 만들 때) 아무 구청에 가서 서류만 접수하면 허가를 주고 그 회사들이 해킹 사건을 방지할 수 있도록 보안 솔루션을 탑재할 수 있는지, 그 정도의 자본력을 가졌는지, 그 정도로 신뢰할 만한 사람이 하는 사업인지에 대한 필터링은 거의 없다. 정부가 이런 부분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못해서 거래소는 전통 금융사에서 사용하는 중앙 서버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해킹) 문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가 되기 때문에 국가가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거래소를 할 수 있는 자본력과 보안 솔루션의 수준을 일정 정도 정해주는 것이 좋다. 또 협회가 자율규제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협회에 권위가 있어야 한다. 협회들이 작년 연말이나 올해 들어 많이 만들어졌고, (이들이 만든) 자율규제를 따라갈 수 있는 권위와 신뢰를 만들 시간이 짧았다. 이번을 계기로 국가는 국가대로, 자율적인 협회는 협회대로 진일보된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거래소의 투명성이 논란이 되면서 분산형 거래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분산형 거래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블록체인의 철학을 담은 이상적인 솔루션이다. 이를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이유는 거래를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고, 실제로 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정도의 기술이 채택될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본산형 거래소 도입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분산형 거래가 빨리 시행될 수 있도록 기술 발전에 더 매진해야 될 것 같다.  

Q. 현재 정부는 ‘보안규제’보다는 ‘금융규제’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안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정부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데?

보안규제와 금융규제 모두 중요하다. 큰 틀에서 본다면 일본형으로 할 것인 것, 미국형으로 할 것인지, ICO와 코인 상장에 대한 규제를 거래소에 맡길 것인지, 관여할 것인지, 민간과 연합해서 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 정책이 먼저 서야 한다. 그러한 거버넌스 속에서 보안규제는 어느 정도로 하는 게 나은지, 금융규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나은지 봐야 한다. 

금융규제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룰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KYC(고객신원확인)와 자금세탁과 관련된 것은 자연스럽게 보편화되고 있다. 보안규제는 보안 솔루션의 깊이에 따라 비용에 많은 차이가 있는데 거래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과연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정부가 ‘어느 정도 (보안) 수준의 거래소를 허용할지’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Q. 각 부처마다 가상통화에 대한 시각이 달라 일관된 정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작년 연말부터 정부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매우 부정적인 수준에서 다소 긍정적인 수준으로 가고 있다. 지금은 ‘ICO를 통해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면 ICO를 개방하겠다’는 입장까지 와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부처는 태생적으로 자기의 목소리를 바꾸지 못한다. 그동안 ICO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가진 것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려운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협회는 하반기 국회에서 대여섯 분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된 법안을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벌써 과기정통위와 정무위에서 위원장이 선정됐다. 그 상임위에서 좀 더 깊이 있게 법안을 검토한다면 정부 입장에서 어느 정도 부정적인 태도를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공식 법안이 올해 안에 통과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올 하반기 정도면 기본적으로 정부의 태도가 매우 부드러운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견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김형주 이사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아어학과를 졸업한 뒤 동 학교 대학원에서 동유럽지역연구학과 국제관계연구학을 공부했다. 2004년 제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으로 선출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지방행정체제 개편 추진 정책기획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위원을 맡았다. 이 시기 열린우리당의 일자리창출 특별위원회, 청년실업대책, 홍보미디어위원회 등에서도 위원장을 지냈다. 2007년 제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고 2011년부터 1년간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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